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에는 중국사신을 접대하던 모화관의 정문인 영은문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사적 제32호 <독립문(獨立門)>이 있습니다. 1896년 미국에서 돌아온 서재필이 조직한 독립협회 발의로 고종의 동의를 얻어 3,825원을 모금해 1896년 11월 21일 정초식을 거행하고 이듬해 11월 20일 완공했습니다. 바로 122년 전 오늘이지요.
45×30㎝ 크기의 화강암 1,850개를 쌓아 만든 이 문은 높이 14.28m, 넓이 11.48m로 프랑스 개선문을 모방하여 만든 건축물입니다. 가운데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이 있고 내부 왼쪽에 옥상으로 통하는 돌층계가 있으며, 꼭대기에는 난간을 둘렀습니다. 이맛돌 위에 앞뒤로 한글과 한자로 '독립문'이라 쓰고 그 좌우에 태극기를 조각한 현판석을 달아놓았지요. 모양만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떠 만들었지 쌓는 방법은 우리나라 전통기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무지개문 좌우의 받침기둥, 모서리의 귓돌, 꼭대기의 난간만이 서양식을 따르고 있다고 하지요.
1979년 성산대로 건설로 인해 원래 자리에서 70m 떨어진 지금의 자리로 옮겼고, 원래 자리에는 "독립문지 이전일자 1979. 7. 13. 서울특별시장"이라고 새긴 동판이 묻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독립문에 대해서 “나라 팔아먹은 오적의 우두머리인 이완용이 독립문 편액 글씨를 썼소. 독립문은 ‘청국은 가고 일본은 오라’는 말도 안 되는 개선문인 셈이오.”라는 동아일보 1924년 7월 15일 기사를 보면 이 독립문을 세운 뜻은 진정한 외세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자주독립을 강조하는 상징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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