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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능생이, 허벅대바지, 시불통개(웃동), 허벅등생이, 애기대바지능생이, 애기등덜기, 펭, 버럭지, 옴팍지, 촐래단지, 방춘이, 허벅등덜기, 등덜펭, 대황... 무척 정겨운 이 이름들은 제주 옹기의 이름입니다. 이름이 다양한 만큼 그 쓰임새도 다양한 제주 옹기 가운데 뭍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은 ‘물허벅’ 정도일지도 모릅니다. 뭍사람들이 써오던 정감어린 옛 그릇들이 플라스틱이나 스텐리스 또는 현대식 자기에 밀려 사라지듯 제주 옹기 역시 누천년 써오던 그릇들이 산업화의 물결로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 1970년 초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라져버리고 마는 제주 옹기의 맥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하여 젊은이들이 그 뜻을 모아 제주 옹기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였지요. 이들은 제주시 옛 구억분교 자리에 제주옹기배움터를 만들고 2009년 3월에는 제주옹기박물관을 만듭니다. 제주 옹기는 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릇의 기본이 되는 흙을 찾아 다루는 질대장, 그릇을 만드는 도공장, 가마를 축조하는 굴대장, 불을 때는 불대장이 힘을 합쳐야 비로소 옹기 한 점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들 4개 분야를 맡은 장인들은 단순한 옹기장이에서 벗어나 문화재청으로부터 무형문화재인정을 받은 어엿한 장인으로 자리 잡게 되어 지금 옹기의 맥을 이을 후계자들을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옹기를 사랑하는 제주시민들은 자신들의 집에 있던 다양한 옹기그릇들을 아낌없이 내놓아 제주옹기박물관을 가득 채웠지요. 마을청년들은 방치된 옛 학교를 다듬고 정리하여 2007년 사단법인 제주전통옹기전승보존회(회장 허은숙)를 만들어 “제주 옹기”의 맥을 이어가고 있지요. 이들은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제5회 제주옹기굴제를 열어 제주옹기 사랑을 널리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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