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전인 1941년 오늘(12월 10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김구 주석과 조소앙 외무부장의 이름으로 대일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선전포고하기 직전인 12월 초, 일본은 하와이에 있는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지요. 하와이는 미국 태평양 함대의 전진 기지가 있는 곳으로, 미국이 중심인 연합국을 향해 총구를 들이댄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죠. 그러자 미국과 중국은 대일 선전포고를 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 또한 이에 성명서를 낸 것입니다.
▲ 대한민국임시정부가 1941년 12월 10일 발표한 대일 선전포고문(출처 국사편찬위원회)
일제의 침략 전쟁이 동남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치닫던 이때, 임시정부는 일제의 패망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적극적인 독립 활동을 모색하고 있었던 이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한국광복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국권을 우리 힘으로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선전포고를 한 것입니다. 이때의 선전포고 내용을 보면 “왜구(倭寇)를 한국⋅중국 및 서태평양에서 완전히 축출하기 위하여 혈전으로 최후의 승리를 이룩한다.”라고 다짐합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하자마자 임정 요인들은 ‘대한민국육군임시군제’를 제정하여 육군을 편성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광복군 창설계획을 세웠으며, 1940년 9월 17일 충칭에서, 드디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이 창설되었습니다. 이는 본격적으로 독립전쟁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었습니다. 그 광복군 창설은 1941년 대일 선전포고의 바탕이 된 것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상명서
우리는 삼천만 한국 인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삼가 중국, 영국, 미국, 소련, 캐나다, 호주 및 기타 모든 나라의 대일 선전이 일본을 물리치고 동아시아를 재건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 됨을 축하하여 이에 특히 다음과 같이 성명한다.
1. 한국 전체 인민은 현재 이미 반침략 전선에 참가하였고, 일개 전투 단위가 되어 축심국(軸心國, 제2차 세계대전 때에 일본․독일․이탈리아 3국 동맹의 편에 속했던 나라)에 대하여 선전 포고한다.
2. 1910년 합병 조약 및 일체 불평등 조약이 무효임을 거듭 선배포한다. 아울러 반침략 국가들이 한국 내에 가지고 있는 합리적 기득권익을 존중한다.
3. 왜구(倭寇)를 한국⋅중국 및 서태평양에서 완전히 축출하기 위하여 혈전으로 최후의 승리를 이룩한다.
4. 맹세코 일본이 비호하여 조성된 창춘(長春) 및 난징 정권(南京政權)을 승인하지 않는다.
* 창춘 정권 : 일본이 만든 괴뢰 국가 만주국을 의미
* 난징 정권 : 1940~1945 기간 중 난징에 있었던 친일 괴뢰 정부
5. 나구선언(羅邱宣言) 각 조를 단호히 주장하며 한국 독립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용하며 이것으로 인해 특히 민주 전선의 최후 승리를 미리 축하한다.
* 나구선언 : 1941년 8월 14일 연합국의 참전 목표와 전후 세계 질서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동 입장을 정리한 ‘대서양 헌장’을 의미, ‘주민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영토 변경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 있음.
대한민국 임시 정부 주석 김구(인), 외무부장 조소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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