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도종환은 자신의 시 ‘세한도’에서 “견디며 깨어 있는 것만으로도 눈물겹게 아름답다.”라고 노래한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국보 제180호 세한도(歲寒圖)는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 전시되고 있습니다. 추사가 그림에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 곧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송백이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라고 썼기에 우리에게 <세한도(歲寒圖)>라고 알려졌습니다.
▲ 추사 김정희의 국보 제180호 <세한도(歲寒圖)>
외부와 단절된 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하던 추사는 58살이 되던 해(1844년), 초라한 집 한 채와 소나무 한 그루, 측백나무 두 그루를 그린 세한도(歲寒圖)입니다. 고립무원의 유배지에 남겨져 있는 자신을 잊지 않고 유배 중인 중죄인을 도우면 중벌을 받을 수 있음에도 청나라 연경(베이징)을 드나들며 귀한 책들을 구해다 준 제자 이상적의 인품에 감동하여 답례로 그린 그림이지요.
이에 이상적은 “<세한도> 한 폭을 엎드려 읽으매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리는 것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어찌 그다지도 제 분수에 넘치는 칭찬을 하셨으며, 그 감개 또한, 그토록 절실하고 절실하셨습니까?”라고 감격했고, 연경에 사신으로 가는 길에 세한도를 품고 가 청나라 문인들에게 보였습니다. 이에 감동한 18명의 내로라하는 청나라 학자, 문인들이 감상문을 남겼습니다. 그 뒤 국내에서 오세창, 이시영, 정인보 등이 감상문을 붙여 원래 가로 70cm 길이였던 세한도는 14.7m에 이르는 대작이 되었습니다. 화원이 아니라 선비가 그린 문인화(文人畫)의 대표작이라고 평가됩니다.
▲ 청나라 학자 16명과 국내 인사들의 감상문이 붙어 14.7m가 된 세한도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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