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차가운 바람, 추운 날씨

튼씩이 2021. 1. 15. 07:41

사나흘 전부터 갑자기 추워지면서 “차가운 날씬데 건강은 어떠십니까?”란 인사를 듣는다. ‘차가운 날씨’가 바른 말일까? 우리말에서 ‘차다’ 또는 ‘차갑다’라고 하는 것은 “몸에 닿아서 찬 느낌이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찬 서리가 내리다’, ‘차가운 물’ 들처럼 표현한다. 이와는 달리, 기후 곧 날씨가 차가울 때에는 ‘춥다’라고 해야 옳다. “차가운 날씹니다.”는 “추운 날씹니다.”로 고쳐 말해야 올바른 뜻을 전하게 된다.

 

‘추운 날씨’를 ‘차가운 날씨’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쳤다.”처럼 ‘몸에 닿아서 찬 느낌이 있는 바람’은 ‘차가운 바람’이다. 이를 “추운 바람이 볼을 스쳤다.”라고 말하면 무척 이상하다. 정리하면, “바람이 차다.”, “바람이 차갑다.”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바람이 차갑거나 기온이 낮아서 몸에 추운 느낌이 들 때는 “날씨가 차갑다.”가 아니라, “날씨가 춥다.”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람이 차고 날씨가 춥다고 집안에서만 주로 생활하다보면,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긴다. 바로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이다.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살찌다’(동사)라고 하는데, 이와는 달리 뚱뚱한 모습을 나타내는 말은 ‘살지다’(형용사)이다. 곧 “겨우내 방안에서 뒹굴었더니 살이 많이 쪘어.” 할 때는 ‘살찌다’이지만, “살진 암소 고기가 맛있다.”고 할 때에는 ‘살지다’이다. 이 두 말을 한 문장 안에 넣어보면, “춥다고 운동을 게을리 하면 [살찌게] 되고, 그렇게 [살진] 네 모습은 보기 싫어질 거야.”라고 표현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urimal.org/2648?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323] 성기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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