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 책임사육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했던 날, 진이는 예상치 못한 침팬지 구조 요청을 받고 스승 장 교수와 함께 인동호 주변에 있는 한 별장으로 향한다. 구조 작업에 착수하려던 찰나, 진이는 겁에 질린 채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짐승이 침팬지가 아니라 보노보임을 알아챈다. 잊으려 애썼던 반년 전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아찔해지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구조 작업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노보는 마취 총에 맞고, 진이는 의식을 잃은 보노보를 품에 안은 채 장 교수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탄다. 장 교수는 보노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어떠냐며 ‘지니’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평소 같지 않은 말에 그녀는 다소 뜨악해하지만, 입속말로 지니의 이름을 가만히 읊조린다. 진이, 지니……. 그때,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온 고라니를 피하려다 차량이 미끄러지고, 가드레일을 사정없이 들이받는 사고가 난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두 개의 영혼이 교차하는 혼돈과 혼란 속에서 진이는 진짜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위한 지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지니의 무의식을 통해 그녀는 마치 영상을 보듯 지니의 과거를 들여다보게 되고, 지니의 몸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된다. 현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 마비된 이성과 통제 불가능한 상황의 연속. 진이는 그 틈바구니에서 서른 살 청년 백수 민주를 우연히 만나 도움을 청한다. 믿음직스럽지는 않지만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선 반드시 그가 필요하다. 허락된 시간은 단 사흘. 과연 진이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지니에게 온전한 삶을 되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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