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고도원의 아침편지

아버지의 노을

튼씩이 2016. 8. 18. 13:00

낮게 해 지는 저녁
작은 의자에
휘어진 못처럼 앉아 있던 아버지
얼마나 많은 신음을
석양으로 넘기셨나요?


- 한순의 시집《내안의 깊은 슬픔이 말을 걸 때》에 실린
시〈아버지의 노을〉(전문)에서 -


* 아버지들은
때로 신음소리도 내지 못합니다.
소리를 내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목울대 안으로 삼키고
또 삼키며 붉은 노을을 바라봅니다.
내일 다시 떠오를 붉은 태양을
미소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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