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맛문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몹시 지친 상태에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수많은 식솔들을 거두느라 바쁜 나날에 시달려 온 맛문한 가장의 얼굴이랄까.(이영치, 흐린 날 황야에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몹시 지쳐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으나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풀이를 보니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풀이가 더 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제 좀 나아지려나 싶지만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몹시 힘들어 하시고 지치신 분들에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살다보면 밤 늦게까지 일을 하고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해야 할 만큼 일이 많을 때도 있습니다. 가끔 그런 게 아니라 날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은 이 맛문하다는 말이 바로 와 닿지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몸이 견디기 어렵습니다. 쉬어 가며 일을 해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아실 것이고 그렇게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무리하거나, 과로하면' '맛문하게' 됩니다. 지치지 않을 만큼 알맞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맛문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너 오늘 맛문해 보이는데 일찍 들어가 서 쉬는 게 좋겠다." 처럼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몹시 피곤하다'는 '몹시 피로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맛문하다'를 떠올려 써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말집(사전)에도 '피곤하다', '피로하다'를 찾으면 '맛문하다'는 말이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알려 주면 더 좋겠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들겨울달 열이레 삿날(2021년 11월 17일 수요일) 바람 바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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