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696호) 액막이와 기쁜 일을 뜻하는 그림 <까치호랑이>

튼씩이 2022. 1. 13. 12:57

2022년 임인년은 호랑이해입니다. 원래 동아시아에서 호랑이는 영물이자 군자의 상징이었고,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이었기에 19세기 조선에서는 까치와 호랑이 그림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까치호랑이 그림은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부른다는 뜻이 담겨 집집이 이 그림을 붙이려고 했지요. 그래서 까치호랑이 그림은 민화 가운데 가장 많이 그렸고, 그래서 민화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인식됩니다.

 

 

                                                   ▲ <까치와 호랑이>, 조선 19세기,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특히 ‘까치호랑이’ 그림은 ‘액막이와 기쁜 일’의 뜻하기에 정초에 액운을 막고 좋은 일만 생기라는 의미를 담아 집안에 붙여두는 ‘세화(歲畵)’ 곧 ‘새해맞이 그림’입니다. 그림에 덕담이 담겨 있어 연하장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요. 이 세화는 처음에는 궁궐이나 사대부 집안에 붙이던 것이었는데 조선 말기 전문성을 가진 중인과 돈 많은 상공인, 일반백성들에게까지 널리 퍼졌습니다.

 

그런데 까치호랑이 그림에는 까치와 호랑이 그리고 소나무는 꼭 있어야 합니다. 이 가운데 호랑이 얼굴은 이빨을 드러낸 포악한 표정보다는 어리바리하여 바보 같거나, 할아버지처럼 인자한 모습들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까치에게 골탕먹는 바보호랑이처럼 과장된 표정에 해학적이기까지 한 얼굴을 한 호랑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를 줍니다. 한 작가는 그림에서 까치는 없고 호랑이가 코로나19를 밟고 있는 그림을 그렸는데 호랑이가 올 한 해 코로나19를 물리쳐 줬으면 좋겠습니다.

 

 

▲ <발로 코로나를 누르고 있는 호랑이>, 그림 고근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