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동아시아에서 독특한 상징과 문화로 발달했고, 이는 예술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특히 불로장생을 뜻하는 10종류의 자연물을 가리켜 한국에서는 ‘십장생’이라 하는데, 이러한 십장생은 다양한 수공예품과 생활 도구에도 표현되어 지금까지 전해집니다. 이번 기념우표에서는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십장생도 병풍’을 소개합니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상징하는 십장생은 주로 해, 산, 물, 돌, 소나무, 대나무, 구름, 영지, 거북, 학, 사슴 등의 10가지 내외의 자연물을 일컫습니다. 이 병풍에는 십장생에 신선 세계의 복숭아 ‘반도(蟠桃)’까지 더하여 화폭이 더욱 풍성합니다. 그림을 살펴보면, 10폭 병풍의 긴 화면 중심부에는 소나무들이 둔덕에 솟아올랐고, 이 둔덕 곳곳에 불로초라고도 불렀던 영지가 자라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두세 마리씩 무리 지은 사슴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습니다. 좌우 끝에 배치된 반도는 신선이 사는 선계(仙界)를 의미하는데 십장생도에 종종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십장생도 병풍은 상상의 선계를 형상화한 것으로서 산, 바위 등을 묘사할 때 안료를 짙게 칠하는 청록산수법을 사용하여 색채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19세기 조선 후기 작가 미상으로 전해지는 이 작품은 짙은 채색으로 정밀하게 묘사한 솜씨로 보아 궁중의 화사를 담당했던 도화서 화원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무병장수에 대한 염원을 화려한 그림으로 표현한 십장생도는 정초에 왕이 중신들에게 새해 선물로 하사했다는 문헌 기록이 있고, 궁중 행사에도 두루 사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십장생도 병풍’ 기념우표는 그림과 어우러지는 미세 금박을 사용하여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습니다. 조선시대 궁중 장식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십장생도 병풍을 기념우표로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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