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와 레오는 런던에 있는 ‘더 서클’이라는 이름의 주택 단지에 막 이사 온 참이다. 새로운 곳에서 새 친구를 만들고 싶은 앨리스는 레오의 탐탁지 않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집들이 파티를 열고 이웃들을 초대한다. 파티 날, 손님들이 대부분 도착하고 난 후 한 남자가 방문하는데 앨리스는 그를 이웃에 사는 톰으로 착각하고 집 안 곳곳을 구경시켜준다. 앨리스와만 얘기를 나누고 조용히 사라진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가 곧 누구도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이며 그를 아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어 앨리스는 연인 레오의 수상한 행동, 이웃인 탐신의 묘한 적대감뿐만 아니라 집에 자꾸 누군가 들어오는 것 같은 기척을 느끼고 혼란스러워한다.
한편 새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낯선 방문자에게 듣게 된 앨리스. 진상을 알게 될수록 집에, 특히 그 사건이 일어난 침실에 머무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감정에 빠져든다. 게다가 남편의 손에 살해당한 여자의 이름인 ‘니나’가, 이른 나이에 죽은 자신의 친언니 이름과 같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자 앨리스는 이 사건을 예사롭게 넘길 수 없다. 그토록 사이가 좋았다던 니나와 올리버는 왜 살인과 자살이라는 무서운 결말에 이르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던 레오는 앨리스에게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을까.
앨리스는 레오를 비롯해 이웃의 윌, 코너 등을 니나를 죽인 범인으로 차례대로 의심한다. 사람들은 앨리스의 행동을 의아하게 여기며 앨리스가 왜 그토록 니나 사건에 집착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앨리스의 모든 생각을 망상으로 몰아간다. 앨리스는 결국 자기 자신까지 믿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이 모든 것이 정말로 앨리스의 망상일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의심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말을 믿으며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면서 살아가는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면 앨리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듯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자기 합리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무튼 한 가지 생각에 너무 많이 집착하거나 몰입하게 되면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현 세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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