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살 3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국산 소고기 값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비싼 한우와 인연이 없던 서민들의 가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파는 한우불고기버거 값이 덩달아 오르고 나니, 학생들에겐 적잖은 부담이 되었다. 소고기 가운데 이름이 헷갈리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제비추리’이다. 제비추리는 소의 안심에 붙은 고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돼지고기의 갈매기살(가로막 부위의 살)이 갈매기와는 무관한 것처럼, 제비추리도 제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제비추리가 실제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발음이 비슷한 ‘제비초리’와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제비초리’는 소고기가 아니라, 사람의 뒤통수 한가운데에 뾰족하게 내민 머리털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방에 따라서 ‘제비꼬리’라고 말하는 경우도..

006 - 아늠

음식점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메뉴로 '돼지뽈살찌개', '대구뽈찜' 같은 것들이 있다. 뽈은 볼이 경음화한 것이다. 혹시 사전에 볼살이라는 말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보니 보리쌀의 경상도 사투리란다. 재미있다. '볼테기찜'으로도 쓰이는 '뽈찜'은 대구 머리를 쪄낸 음식이다. 볼테기 역시 뽈과 마찬가지로 말의 세계에서 주민등록이 안 돼 있는 말이다. 대신 사전에는 볼따구니, 볼때기, 볼퉁이 같은 말들이 있다. 모두 볼의 낮춤말이다. 청진동의 터줏대감인 에는 '새벽따구국'이라는 메뉴가 있다. 따구는 뭘까. 뼈다귀의 사투리인 뼉다구를 소리나는 대로 적으면 '뼉따구'가 되는데, 바로 이 뒷부분을 따온 것이다. 그러면 '오모가리찌개'와 '오모리찌개'는 또 뭘까. 둘 다 '묵은지찌개'로 보면 된다. 오모가리는 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