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딸 3

(얼레빗 제4720호) 명안공주에게 한글편지로 사랑을 준 현종

“새집에 가서 잠이나 잘 잤느냐. 병풍을 보내니 몸조리 잘하고 밥에 나물을 넣어 먹어라. 섭섭 무료하기 가이없어 하노라.” 이는 현종임금이 사랑하는 고명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한글 편지입니다. 조선시대는 대부분 공식 문자 생활이 한문으로 이루어졌음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그런 만큼 당시에는 언문(한글)이 푸대접받았을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궁궐 안 대비, 중전을 비롯한 내명부는 물론 임금까지 언문을 썼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많습니다. ▲ 현종임금이 막내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 특히 현종에게는 외아들 숙종과 명선ㆍ명혜ㆍ명안의 세 공주가 있었는데 명선ㆍ명혜 공주가 일찍 죽는 바람에 아버지 현종과 어머니 명성왕후(비슷한 이름으로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와 다름)는 유달리 명안공주를 아끼고 사..

남자와 여자

남자에 관한 우리말에는 주로 ‘바깥’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깥손님은 남자 손님, 바깥식구는 한 집안의 남자 식구, 바깥양반은 남편을 가리키는 말이다. 남편을 바깥양반이라 하는 데 반하여 아내를 안사람이라 한다. 남편(바깥)은 ‘양반’이라 올려주었고 아내(안)는 그저 ‘사람’을 붙여 구별 지었기 때문에, 바깥양반/안사람은 남녀를 차별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여자에 관한 말 가운데, ‘고명딸’이라 하면 아들 많은 이의 외딸을 가리킨다. 고명은 음식 맛을 돋우려고 음식 위에 살짝 얹어 놓는 것들(실고추, 버섯, 잣가루 등)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까막과부’는 약혼한 남자가 혼인식을 하기도 전에 죽어서 시집도 가보지 못한 과부를 말한다. 시집 가지 않은 딸은 ‘아가딸’이라고 불렀다. 웃어른 앞..

(얼레빗 4622호) 현종 임금과 명안공주, 한글편지 주고받아

“새집에 가서 잠이나 잘 잤느냐. 병풍을 보내니 몸조리 잘하고 밥에 나물을 넣어 먹어라. 섭섭 무료하기 가이없어 하노라.” 이는 조선 제18대 현종 임금이 사랑하는 고명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한글 편지입니다. 현종에게는 외아들 숙종과 명선, 명혜, 명안의 세 공주가 있었는데 두 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아버지 현종과 어머니 명성왕후는 유달리 막내 명안공주를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 현종임금이 고명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 현종뿐만이 아니라 어머니 명성왕후와 오라버니 숙종도 명안공주를 몹시 아꼈으며 이들이 주고받은 한글편지에서 그 오붓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몹시 슬프고 애통스러워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예장(禮葬) 이외에 비단과 쌀ㆍ무명 등의 물건을 숙정공주의 예대로 시급하게 마련하여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