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民家)에 장정(壯丁, 나이가 젊고 혈기가 왕성한 남자)이 많지 않아 대개 어린아이와 부녀자로 야경을 돌게 하니, 어떻게 도둑을 막는 데 보탬이 되겠습니까? 조금이라도 미치지 못하면 벌을 주거나 벌 대신 재물을 바치는 것이 뒤따르니, 연곡지하(輦轂之下, 임금이 타는 수레 밑이라는 뜻으로, 곧 서울)의 백성들이 밤에 편안히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혁파하는 것이 편하겠습니다.“ 이는 《성종실록》 241권, 성종 21년(1490) 6월 24일 기록으로 승정원이 임금에게 올린 말입니다. 임금이 야경을 돌게 하는 법은 본래 도둑과 화재(火災)를 막아서 백성을 편안하게 하려는 것으로서, 입법(立法)한 이후 이를 고통스럽게 여겨 원망하여 탄식하는 자가 많다고 하니, 혁파(革罷)하는 것이 좋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