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4

(얼레빗 제4816호) 김만중 《구운몽》, 사대부가 여성들에게 인기

“전(前) 판서 김만중이 남해(南海)의 유배지에서 세상을 떴는데, 나이는 56살이었다. 사람됨이 청렴하게 행동하고 마음이 온화했으며 효성과 우애가 매우 돈독했다. 벼슬을 하면서는 언론이 강직하여 선(善)이 위축되고 악(惡)이 신장하게 될 때마다 더욱 정직이 드러나 청렴함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났고, 벼슬이 높은 품계(品階)에 이르렀지만 가난하고 검소함이 유생(儒生)과 같았다. 왕비(王妃)의 근친(近親)이었기 때문에 더욱 스스로 겸손하고 경계하여 권세있는 요로(要路)를 피하여 멀리했고, 양전(兩銓) 곧 이조판서와 병조판서 그리고 대제학을 극구 사양하고 제수받지 않으므로, 세상에서 이를 대단하게 여겼었다.” ▲ 서포 김만중 영정(대전시 문화재자료 제48호, 대전역사박물관 소장-왼쪽), 김만중의 《구운몽(九雲..

율곡이 칭송한 ‘백세의 스승’ - 김시습, 「산거집구」

율곡이 칭송한 ‘백세의 스승’ - 김시습, 「산거집구」 천산과 만산을 돌아다니고 踏破千山與滿山 골짝 문을 굳게 닫고 흰구름으로 잠갔다 洞門牢鎖白雲關 많은 소나무로 고개 위에 한 칸 집 지으니 萬松嶺上間屋 승려와 흰 구름 서로 보며 한가하다 僧與白雲相對閑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쓴 한시(漢詩) 「산거집구(山居集句)」입니다. ‘집구(集句)’란 이 사람 저 사람의 시에서 한 구절씩 따와 새로운 시를 짓는 것으로, 운자(韻字)도 맞아야 하기 때문에 완전한 창작 이상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이지요. 이 작품에는 떠돌이 삶을 산 자신의 모습과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된 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골짝 문을 굳게 닫고 흰구름으로 잠갔다”라든가 “승려와 흰 구름 서로 보며 한가하다”라는 시구에서는 김시습이 뛰어난..

우리나라 첫 금서 《금오신화》와 군사정권 시절 금지곡

우리나라 첫 금서는 《금오신화(金鰲新話)》입니다.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을 못마땅하게 여긴 김시습은 생육신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의 법호인 설잠(雪岑)은 ‘눈 덮인 봉우리’로서 외로운 방랑의 삶을 의미하고 또 다른 호인 청한자(淸寒子)는 맑고도 추운 사내, 벽산청은(碧山淸隱)은 푸른 산에 맑게 숨어 산다, 췌세옹(贅世翁)은 세상에 혹 덩어리일 뿐인 늙은이라는 뜻이어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시습상, 무량사 《금오신화》는 왜 금서가 되었을까요? 거기에 실린 5편의 단편소설 가운데 〈남염부주지〉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정직하고 사심 없는 사람이 아니면 이 땅의 임금 노릇을 할 수 없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폭력으로써 백성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덕망 없는 사람이 왕위에 올라서는..

(얼레빗 3904호) 우리 고전소설 으뜸 김만중의 《구운몽》

한국문화편지 3904호 (2018년 09월 13일 발행) 우리 고전소설 으뜸 김만중의 《구운몽》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04][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 숙종 때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 1637년 ~ 1692년)이 지은 고전소설 《구운몽》이 있습니다. 《구운몽(九雲夢)》은 《금오신화(金鰲新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