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라 5

봄은 보이는 것 밖에 있다네 – 이서구, 「유춘동」

봄은 보이는 것 밖에 있다네 – 이서구, 「유춘동」 숲 속에는 향기가 끊이지 않고 林華香不斷 뜰 풀은 새롭게 푸르름이 더해지지만 庭草綠新滋 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은 物外春長在 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지 惟應靜者知 조선 후기 박제가(朴齊家), 이덕무(李德懋), 유득공(柳得恭)과 더불어 ‘사가시인(四家詩人)’으로 불린 척재(惕齋) 이서구(李書九) 한시 「유춘동(留春洞, 봄이 머무는 마을)」입니다. 숲은 온갖 꽃이 흐드러져 한 폭의 수채화인 듯합니다. 꽃보라 속에서 꽃멀미도 한창일 때고요. 그러나 이서구는 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그 봄은 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다고 하지요. 그 봄을 만나기 위해 스스로 고요한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꽃 이야기

겨울이 물러나면서 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꽃샘이 다녀가고 나면 산과 들은 일제히 꽃을 피울 준비들을 한다. 그렇게 피어나는 꽃잎만큼이나 우리말에는 ‘꽃’이 붙어 이루어진 표현들이 많다. 잠깐 동안 눈이 꽃잎처럼 가볍게 흩뿌리듯이 내리면 ‘꽃눈’이고, 비가 꽃잎처럼 가볍게 흩뿌리듯이 내리면 “꽃비”이다. 비나 눈이 아니라 진짜 꽃잎이 바람에 날려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것을 “꽃보라”가 날린다고 한다. 이렇게 꽃보라가 날리는 들판을 걷다 보면 꽃향기에 취하여 어지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것을 “꽃멀미”라고 한다. 게다가 하늘에는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까지 있으면 꽃멀미는 더욱 심해지게 마련인데, 이때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은 “꽃구름”이라고 부른다. 꽃이 붙은 말은..

무지개달(4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샛노란 개나리꽃이 피었다 지고 참꽃 진달래가 살랑살랑 봄바람에 흔들리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하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지고 있습니다. 온 누리가 꽃으로 뒤덮여 꽃누리가 된 것 같은 4월은 무지갯빛 해가 뜨는 무지개달입니다. 이렇게 어김없이 우리들 곁으로 찾아온 봄꽃들을 실컷 구경하고 갖가지 나물을 맛볼 수 있는 참 좋은 달입니다. 여느 해 같았으면 여러 곳에서 마련한 모꼬지에 다 자리할 수 없을 만큼 바쁜 분들도 계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겨우내 든벌, 난벌 가리지 않고 입던 분도 꽃구경, 봄나들이 때 입고 신을 나들잇벌까지 새로 장만하시기도 하셨겠지요? 맑은 하늘 아래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를 때가 좋지, 흙비라도 내리면 봄나들이도 즐겁지 않습니다. 그러께까지는 사흘이 멀다 하고 자잘먼지가 나들이를 ..

(얼레빗 4081호) 봄편지, 꽃보라 맞고 꽃멀미 하셨나요?

한국문화편지 4081호 (2019년 05월 20일 발행) 봄편지, 꽃보라 맞고 꽃멀미 하셨나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81][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제 온 산과 들은 초록빛으로 물들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름다운 꽃들의 천지였습니다. 얼음새꽃과 매화로 시작한 꽃잔치는 진달래, 개나리, ..

(얼레빗 3791호) 꽃잔치에 환해진 세상, 우리 모두 꽃이 된다

한국문화편지 3791호 (2018년 04월 09일 발행) 꽃잔치에 환해진 세상, 우리 모두 꽃이 된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91]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는 잠시 꽃샘바람이 불어 다시 초겨울이 온 듯 쌀쌀했지만 세상은 지금 온갖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얼음새꽃(복수초)과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