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잎샘 추위 3

(얼레빗 제5062호) 오늘 우수, 유년의 봄날이 흑백 필름으로 돌아

우수 무렵                                        - 김경실​      여린 살 차가와 선뜻 다가서지     못해 동구 밖 서 있었습니다.​      몇날 며칠 헤살대던 바람     지나는 마을마다 무작정 풋정     풀어놓고 입춘 지나 저끝     마라도로부터 북상해 갔습니다.​      버들강아지 산수유 제가끔 제     몫으로 이 나라 산야에서     야무지게 봄물 오를쯤​      이젠 옛이야기로 남은 허기진     유년의 봄날이 흑백 필름     거꾸로 돌아     모두 한꺼번에 살아옵니다.     우수 무렵  ▲ 오늘은 우수, 대동강물도 풀려 빨래하기 좋아(그림 이무성 작가)  위는 김경실 시인의 시 입니다. 시인은 우수가 되니 “얼여린 살 차가와 선뜻 다가서지 ..

(얼레빗 4538호) 오늘 우수 그리고 '이레놀음' 즐기는 초이렛날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둘째 ‘우수’입니다. 우수날에 비 오면 까끄라기 있는 곡식들, 밀과 보리는 대풍을 이룬다 했지요. 보리밭 끝 저 산너머에는 마파람(남풍:南風)이 향긋한 봄내음을 안고 달려오고 있을까요? 동네 아이들은 양지쪽에 앉아 햇볕을 쬐며, 목을 빼고 봄을 기다립니다. "꽃샘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계절 인사로 "꽃샘잎샘 추위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것도 있지요. 또 봄을 시샘하여 아양을 떤다는 말로 화투연(花妬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꽃샘추위라는 토박이말보다 정감이 가지 않는 말입니다. ▲ 오늘은 우수, 꽃봉오리 머금고 만물이여 생동하라(그림 이무성 작가) 우수에는 이름에 걸맞게 봄비가 내리곤 합니다. 어쩌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은 ..

(얼레빗 4278호) 오늘은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

오늘은 24절기의 둘째 우수(雨水)입니다.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이어서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드디어 봄을 맞게 된 것이지요.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뜻으로 우수의 성격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이 무렵에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