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4

감기는 들고 몸살은 나고

우리말에 ‘나다’와 ‘들다’가 있다. 안에서 밖으로 가면 ‘나다’이고 밖에서 안으로 오면 ‘들다’이다. 옛날에는 들어오는 행위를 우선하고 나가는 행위를 뒤쪽에 두었기 때문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드나들다’라고 말했다. 연거푸 들어갔다 나갔다 하면 ‘들락거린다’, ‘들락날락거리다’라고 표현했다. 또 남의 집에 드나들면서 그 집 일을 해주는 것을 ‘드난살이’라고 했다. 흔히 파출부라고 하는 말에 해당하는 것이 우리말 드난살이이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모든 동작을 옛 시대와는 반대로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보게 되었다. 먼저 나가고 난 뒤에 들어온다고 해서 ‘나들이’라고 한다. 밖으로 나갈 때 입는 옷을 ‘난벌’이라 하고 집 안에 들어와서 입는 옷을 ‘든벌’이라고 하는데, 이 둘을 합하면 ..

6~7세 이후는 아버지가 양육했다

6~7세 이후는 아버지가 양육했다 “집에서 애 하나 똑바로 가르치지 못하고 뭐했어.” 어떤 가정에서 나오는 큰소리입니다.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짜증을 낸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젖은 아버지들은 보통 자식의 잘못이 마치 어머니만의 책임인 것처럼 나무랐습니다. 그럼 조선시대 아버지들도 그처럼 자녀 양육의 책임을 어머니에게만 맡겼을까요? 아이가 학업에 소홀하여 나무랐는데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잠시 후 일어나 나가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동문 밖에 나갔다. 곧바로 종을 보내 불러오게 했는데 돌아온 뒤 사립문 밖에서 머뭇거리고 들어오지 않았다. (……) 묵재가 그 불손함을 꾸짖으며 친히 데리고 들어오면서 그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다섯 번 때렸다. 방에 들어오자 ..

(얼레빗 3913호) 딸과 어머니의 애틋한 만남 “반보기”

한국문화편지 3913호 (2018년 09월 26일 발행) 딸과 어머니의 애틋한 만남 “반보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1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사회에서는 “처가와 변소는 멀어야 좋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사돈 사이 왕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때는 여성 특히 며느리의 ..

5월 8일 - 새색시 첫 친정 나들이 땐 효도버선을 드립니다

한복을 입고 생활했던 옛날엔 양말이 아닌 버선을 남녀노소 모두 신었지요. 아직 걸음을 잘 걷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겐 수를 놓고 술을 달아 예쁘게 꾸민 타래버선을 신겼습니다. 그런데 ‘효도버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새색시가 혼인을 하고 처음 친정에 나들이를 하면 문중 어른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