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가곡 4

(얼레빗 제4731호) 아주 느린 전통음악 ‘가곡’의 매력

"불 아니 땔지라도 절로 익는 솥과 / 여무죽 아니 먹여도 크고 살져 한 걷는 말과 / 길쌈 잘하는 여기첩과 술 샘는 주전자와, 양부로 낫는 감은 암소 / 평생에 이 다섯 가지를 두량이면 부러울 것이 없어라." 이는 전통가곡의 하나인 남창가곡 '소용'의 노랫말입니다. 요즘 말로 바꾸면 "불을 안 때도 저절로 익는 솥, 여물을 먹이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이 찌고 잘 걷는 말과 길쌈 잘하는 여자 기생첩과 술이 샘처럼 솟아나는 주전자와 양볶이(소의 밥통을 볶아 만든 음식)를 먹을 수 있는 검은 암소, 평생, 이 다섯 가지를 가진다면 부러워할 것이 없겠구나!"란 뜻이지요. ▲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보유자로 진정된 이동규(李東圭) 명창 지난 7월 7일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보유자로 ..

기생의 가냘픈 기다림을 노래한 가곡 <바람은>

바람은 자동치듯 불고 구진비는 붓듯이 온다 / 눈 정에 거룬 님을 오늘 밤에 서로 만나자 허고 / 판첩처서 맹서 받았더니 / 이 풍우 중에 제 어이 오리 / 진실로 오기 곧 오랑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여창가곡 우조 우락(羽樂) 의 가사입니다. 여창가곡 가운데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지요. 이 노래의 주인공은 아마도 기생인 듯한데 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심정이 잘 드러납니다. 주인공은 “아무리 맹세하고 약속했지만 이 폭풍우 중에 과연 임이 올까?“라고 걱정하면서도 만일 온다면 우리는 진정 인연일 것이라며 가냘프게 노래합니다. 이 노래를 한 기생은 과연 그날 밤 꿈같은 만남을 이루었을까요? 가곡은 시조의 시를 5장 형식에 얹어서 부르는 노래로, 피리·젓대(대금)·가야금·거문고·해금의 관현악 반주와 함께하는 한..

남창가곡 편락, <나무도>를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 전통성악곡인 가곡(歌曲)에는 남자가 부르는 남창가곡과 여성이 부르는 여성가곡이 있습니다. 또한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우조는 밝고 힘이 있으며 활기찬 느낌의 가락이고, 계면조는 조금 어둡고 잔잔한 서정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신의 마음을 닦기 위해 했다는 남창가곡은 정말 담백하면서도 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심연의 소리입니다. 그런데 남창가곡 가운데 반우반계 편락(編樂) 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우조로 시작해서 중간쯤 계면조로 바뀌게 되어서 ‘반우반계(半羽半界)’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설을 가만히 들어보면 나무도 바위도 없는, 곧 숨을 곳이라고는 전혀 없는 산에서 매에게 쫓기는 까투리의 심정을 노래합니다. 그리곤 큰 바다 ..

11월 16일 - 우리네 전통가곡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불 아니 땔지라도 절로 익는 솥과 여무죽 아니 먹여도 크고 살져 한 걷는 말과 길쌈 잘하는 여기첩과 술 샘는 주전자와, 양부로 낫는 감은 암소 평생에 이 다섯 가지를 들 냥이면 부러울 것이 없어라 이는 전통가곡의 하나인 남창가곡 '소용이'의 노랫말입니다. 요즘 말로 바꾸면 "불을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