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 4

“아라리 빛나는 새벽녘, 온새미로 흐르는 가람 소리”

“아라리 빛나는 새벽녘, 온새미로 흐르는 가람 소리를 들으며 사르르 잠이 들었다.”이 문장은 어떤 뜻일까? 아라리, 온새미로, 가람, 사르르는 순우리말이다. 알기 쉽게 해석하면, "밝고 환하게 빛나는 새벽 무렵, 자연 그대로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들으며 부드럽게 잠이 들었다."는 뜻이다. ‘아라리’는 밝고 환하게 빛나는 상태를 뜻하고,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 '변함없이'라는 의미이다. ‘가람’은 강을 뜻하는 옛말이고, ‘사르르’는 부드럽고 가볍게 녹아들거나 스며드는 상태를 표현한다. 전체적으로 새벽의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잠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우리말의 어휘는 크게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로 분류된다. 각각의 어휘는 우리말의 다양한 표현을 풍부하게 하고, 언어의 정체성과 ..

바다로 나간 우리말

유월이 왔다. 마침내 푸른 바다가 우리 삶 곁에서 파도치는 계절이 온 것이다. 가까운 바다는 푸른 빛깔을 띨 때가 많은데, 그래서 해수욕장 하면 푸른 바다와 흰 모래가 떠오르게 된다. 순 우리말 가운데 ‘물모래’라는 말이 있는데, 물모래는 바닷가에 있는 모래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다. 이 물모래 가운데서도 파도가 밀려드는 곳에 보드랍게 쌓여 있는 고운 모래를 따로 가리키는 우리말이 있다. 바로 ‘목새’라는 말이다. “목새에 새긴 글자는 금세 파도에 쓸려간다.”처럼 말할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해질 무렵 바닷가에 앉아서 저녁놀을 감상해본 경험이 있거나 그러한 한때를 꿈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멀리 수평선 위에서 하얗게 번득거리는 물결이 있다. 이것을 순 우리말로 ‘까치놀’이라고 한다. “먼바다의..

(얼레빗 4629호) 조선시대 여성이 나들이할 때 썼던 쓰개들

조선시대 남녀 사이 자유스러운 접촉을 금하였던 관습 또는 제도를 “내외(內外)”라 했습니다. 내외의 기원은 유교 경전 《예기(禮記)》 내측편(內則篇)에 “예는 부부가 서로 삼가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니, 궁실을 지을 때 내외를 구별하여 남자는 밖에, 여자는 안에 거처하고, 궁문을 깊고 굳게 하여 남자는 함부로 들어올 수 없고, 여자는 임의로 나가지 않으며, 남자는 안의 일을 말하지 않고, 여자는 밖의 일을 언급하지 않는다.”라고 한 예론에서 비롯되었지요. 이 내외법에 따라 여성들은 바깥나들이를 쉽게 할 수도 없었지만, 꼭 나들이해야 할 때는 내외용 쓰개를 써야만 했고, 가마를 타거나, 귀신을 쫓는 나례(綵棚儺禮)와 같은 거리행사 구경을 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용 쓰개의 종류를 보면 얇은 검정 깁으로..

12월 17일 - 장옷, 쓰개치마, 너울은 차도르와 닮았지요

이슬람교도 여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차도르'를 씁니다. 그 가운데는 머리 전체를 싸매고 눈 부분만 레이스를 대 겨우 앞을 볼 수 있는 것도 있지요. 그런 것이 바로 우리 조선 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사헌부에서 상소하였다. 일. 대소 인민은 부모상(父母喪)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