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말 14

언어의 숨겨진 힘 - 멋글씨, 개성을 표현하는 예술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https://www.youtube.com/)’에서 한 영상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화제가 된 영상을 보면 등장하는 것이라고는 흰 종이와 펜, 그리고 펜을 쥔 손뿐이다. 그런데 무려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영상을 클릭했고 각자의 블로그로 영상을 퍼 나르거나 게시판에 댓글을 남겼다. 이 단순한 영상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어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걸까? 영상은 캘리그래피(Calligraphy) 고수로 알려진 세바스찬 레스터(Sebastian Lester)가 대중들에게 익숙한 상호와 로고를 그대로 재현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레스터는 의류 상표 ‘갭(GAP)’을 시작으로 개성 넘치는 서체가 인상적인, 영화 제목들과 각종 의류와 스포츠 용품 상호를 마치 기계로 찍어 ..

언니와 아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졸업식 노래 가운데,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란 노랫말이 있다. 누나나 형이 아니라 언니이다. 남녀 선배를 통틀어서 그저 언니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여자끼리만 언니라는 부름말을 쓴다. 자매지간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여자가 같은 여자인 선배를 부를 때, 심지어는 옷가게나 음식점에서 일하는 여자분들도 모두 언니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이 ‘언니’는 여자끼리만 쓰는 부름말이 아니다. ‘언니’는 같은 항렬의 남자끼리이거나 여자끼리에서 손위인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그러니까, 여자가 손위 여자를 부를 때에 언니라 하는 것처럼, 남자가 손위 남자를 부를 때에도 언니이다. 남자가 손위인 여자를 부를 때에나, 여자가 손위인 남자를 부를 때에..

[노래에서 길을 찾다]22-소리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소리'입니다. 이 노래는 4351해(2018년)에 나왔으며 앞서 알려 드린 노래와 같이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남혜승, 박진호 두 분이 함께 노랫말을 쓰고 가락을 붙였으며 악동 뮤지션의 이수현 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소리를 마음으로라도 듣고 싶어하는 그리운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이수현 님의 구슬 처럼 울리는 목소리가 더해져서 더 큰 울림을 주는 노래입니다. 노랫말이 다른 노래에 견주어 좀 긴데 계속, 매일, 혹시, 미소, 당신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계속'은 '자꾸', '매일'은 '날마다', '혹시'는 '어쩜', '미소'는 '웃음', '당신'은 '그대'로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

노랫말의 반칙

가수 전영록 님이 부른 란 노래는, “꿈으로 가득 찬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라고 시작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설레이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설레다’가 표준말이다. 이 노랫말의 ‘설레이는’은 ‘설레는’으로 고쳐야 하고, ‘쓸려거든’은 ‘쓰려거든’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설레임’이란 얼음과자가 있는데, 이 제품 이름도 ‘설렘’으로 고쳐야 맞는 표현이 된다. 설운도 님의 에 들어있는 “목메이게 불러봅니다”라는 노랫말도 ‘설레는’을 ‘설레이는’으로 잘못 쓴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이때에도 ‘목메이게’가 아니라 ‘목메게’로 바로잡아 써야 한다. 서정주 시인의 작품 도 가수 송창식 님이 대중가요로 만들어 널리 불리고 있는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

[노래에서 길을 찾다]21-바람이 되어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바람이 되어'입니다. 이 노래는 4351해(2018년)에 나왔는데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테나, 이엔에이(eNa) 두 사람이 함께 노랫말을 쓰고 가락을 붙였으며 하현상 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 바람이 되어서라도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하현상 님의 고운 목소리가 더해져서 더 큰 울림을 주는 노래입니다. 노랫말도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꽃잎이 바람에 날려 흩어질까 걱정스런 마음으로 비롯해 꿈에라도 보면 좋겠으며 바람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을 안을 것이며 바람이 되어 그 사람 곁에 머물겠다고 하는 마음이 잘 나타납니다. 안개처럼 두 눈에 어린 눈물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8-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산다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다. 슬기롭다는 것은 아름답게 꿈을 꾸는 것이다."야. 이 말씀은 독일에서 이름 난 가락글꾼(시인)이자 지음이(작가)인 '프리드리히 실러' 님이 남기신 말씀인데 '꿈'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값지고 종요로운 것인지를 알려 주는 거라고 생각해. 너희들도 "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꿈을 꾸는 사람의 것이다."와 같이 꿈을 꿀 것을 힘주어 내세우는 말씀들을 자주 보거나 들었을 거야. 그리고 앞서 "네가 어떤 것이든 꿈을 꿀 수 있다면 그 꿈을 이루는 것 또한 할 수 있다."라는 말씀을 알려 주기도 했는데 생각이 날 거라 믿어. 그런데 이 분은 '산다는 것이 곧 꿈을 꾸는 것'이라고 하셔서 '삶=꿈'이라고 해도 될 만큼 더 꿈에 뜻을..

[노래에서 길을 찾다]20-꿈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꿈'입니다. 이 노래는 4316해(1983년)에 나왔는데 조창훈 님이 노랫말과 가락을 지었으며 '정유경' 님이 부른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노랫말과 가락을 지은 '조창훈' 님이 높배곳배움이(고등학생) 때라고 하는데 꿈을 꾸는 듯한 풋풋한 사랑을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노랫말 가운데 '은은하다', '향한', '시계'를 빼고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반가웠습니다. 하얀 별빛이 쏟아지는 곳에서 내 마음을 털어 놓았다는 말과 뿌연 안개가 떠다니는 꿈속같은 곳에서 내 눈빛을 입김에 띄워 보냈다는 말이 남다르고 참 예쁩니다. 꽃잎에 물들인 빠알간 사랑이 어두운 하늘을 눈물로 적신다는 말에 절로 안타까움과 슬픔이 느껴집니다. 바람에 부딪혀 사라졌다는 말이 노래 이름이 꿈인 까닭을 ..

[노래에서 길을 찾다]19-그대와의 노래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그대와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4317해(1984년) 엠비씨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은 노래입니다. 지관해 님이 노랫말과 가락을 지었으며 '뚜라미'라는 이름으로 함께 나간 '고은희, 이정란' 님이 부른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소리꽃(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좋은 소리꽃(음악)을 찾자고 외치는 알맹이라고 하는데 노랫말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반가웠습니다. 그대와 같이 부를 노래를 찾는다면 궂은날 어둠을 슬프게 읊지 않겠다는 말과 거센 바람이 불어와 앞길을 가려도 그 노랫소리는 내 마음에 들려올 거라는 말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궂은날 어둠조차 슬프게 느껴지지 않을 노래이고 거센 바람조차도 막을 수 없는 노래라는 말이었으니까요. 그야말로 엄청난 노래의 힘을 나..

[노래에서 길을 찾다]18-숨바꼭질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숨바꼭질'입니다. 이 노래는 4312년(1979년)에 나왔는데 조우현 님이 노랫말을 쓰고 가락을 붙였으며 '해오라기'가 불렀습니다. '해오라기'는 다섯 사람으로 이루어진 노래모임으로 여름 철새 이름이기도 합니다. 해오라기는 이 노래를 꽃등으로 열린 엠비시 에프엠(MBC FM) 강변가요축제에 나가서 불렀는데 은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려서 '숨바꼭질' 안 해 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도 아무 것도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이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곤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왔고 또 즐기는 놀이인데 같은 이름으로 된 노래는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는 이 노래뿐입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둘이 숨바꼭질 할까 묻고는 두 눈을 감으라고..

[노래에서 길을 찾다]14-여우비

오란비는 끝이 났는지 무더위가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까지 더해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은 요즘입니다. 곧 입마개를 벗고 나날살이(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여우비'입니다. 노래 이름인 '여우비'는 '볕이 나 있는 날 아주 짧게 오다가 그치는 비'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 이런 비라도 내리면 불같은 햇볕에 데워진 땅이 좀 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노래는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지(G). 고릴라 님이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붙여 이선희 님이 불렀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심장' '당신', '한심스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