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
복잡한 지하철을 타게 되면 손의 위치에 신경을 쓰게 된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칫 성추행의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사는 세상이라지만, 절대로 부대끼면 안 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손의 위치보다도 간간이 나오는 잔기침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한 재채기가 더욱 신경 쓰인다. 메르스는 마침내 사람과 사람 사이를 2미터 밖으로 떨어트렸다. 2미터 접근도 용납 않는 이 살벌한 시국에, 지하철에서 내리고 타는 사람끼리 부딪게 되는 참사가 벌어졌다고 하자. 이럴 경우에는 ‘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가 있을 수 있다. 부딪힌 경우에는 서로 사과하며 지나쳐 가야지, 시비를 일으킬 일이 아니다. 둘 다 의도하지 않게 부딪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