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만족 3

우리말 탐구 - 귀하지 않아 귀찮아졌을까?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귀차니스트’라고 칭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귀차니스트는 ‘귀찮다’의 어간인 ‘귀찮-’에 ‘…을 행하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영어 접미사 ‘-ist’가 더해진 말로, 만사를 귀찮게 여기는 현상이 습관화된 사람을 일컫는 신어이다. 과거에는 이겨 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던 ‘귀찮음’을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특성으로 여기고 있다. ‘귀찮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는 몇 년 전 카드 회사 광고에 등장했던 문구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이 문구는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것으로, 텔레비전 광고에 등장하며 유행이 되기도 했다. 귀찮음과 관련된 이 문구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분초를 다투어 가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대신해 ‘귀찮다. 하기 싫다.’라고 당당하..

언어의 숨겨진 힘 - 익명의 눈가리개를 쓴 '악플'

과거에는 정보의 생산자와 수용자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으며 정보의 전달은 언제나 일방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오늘날에는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 또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활성화되면서 인터넷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 실현을 극대화하였다고 평가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에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악의적으로 남을 공격하는 글, 일명 ‘악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악플은 ‘악성 리플(reply)’의 준말로 ‘악성 댓글’이라고도 한다. 상대방을 마주한 상황에서는 결코 입 밖에 낼 수조차 없을 욕설과 비난이 유독 온라인에서 독버섯처럼 돋아난 이유는 무엇일까? ‘투명 망토’가 주는 쾌감 온라인상에서 한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