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3

길가메시여, 힘에만 의지하지 말고

길가메시여, 힘에만 의지하지 말고 그들은 서로 손을 잡고 서둘러 대장간으로 갔네. 거기서 대장장이들이 앉아 의논했네. 그들은 멋진 손도끼들을 만들었고, 도끼의 무게는 각각 3달란트였네. 길가메시여, 힘에만 의지하지 말고 멀리, 골똘히 보시기를, 믿을 수 있는 일격을 가하시기를! '앞에 가는 자가 동행자를 구제하며, 길을 아는 자가 친구를 보호하리라.' - 작자 미상, 앤드류 조지 편역의 《길가메시 서사시》 중에서 - * '길가메시 서사시'. 인류 최초의 신화를 점토판에 풀어낸 가장 오래된 대서사시입니다. 인간의 근원적 질문인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에 대한 고대 수메르인들의 생각과 세계관이지만 오늘에도 적용할 수 있는 현답이 담겨 있습니다. 전쟁과도 같은 삶에서 3달란트(약 100kg, 1달란트는 2..

(얼레빗 4461호)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대장간과 화가들

“현대 아파트가 들어서며 /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을 찾아가고 싶다 / 풀무질로 이글거리는 불 속에 시우쇠처럼 나를 달구고 / 모루 위에서 벼리고 숫돌에 갈아 / 시퍼런 무쇠낫으로 바꾸고 싶다 땀흘리며 두들겨 하나씩 만들어 낸 / 꼬부랑 호미가 되어 소나무 자루에서 송진을 흘리면서 / 대장간 벽에 걸리고 싶다" 위는 김광규 시인의 “대장간의 유혹”이란 시입니다. 우리는 조선 풍속도의 대가라고 하면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 ~ ?)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 김홍도의 그림 가운데 “대장간”이 있는데 또 다른 풍속화가 김득신(金得臣, 1754 ~ 1822) 그림에도 “대장간”이 보입니다. 김득신은 김홍도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 김득신의 ‘대장간’은 김홍도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는 ..

(얼레빗 4408호) 김준근 그림으로 보는 100년 전 풍속

100~200년 전 우리 겨레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당시는 카메라가 발달하지 못한 때여서 전하는 그림으로 겨우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긍재 김득신(金得臣) 등의 풍속화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그림들입니다. 그런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화가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은 우리에게 1,500여 점이 넘는 풍속화를 남겨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100년 전 사람들의 풍속을 잘 알 수 있게 하였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지난 5월 20일부터 오는 10월 5일까지 특별전이 열리고 있지요. 그리고 어제 8월 18일에는 이 특별전 연계 비대면 학술대회를 공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tnfmk)로 연 바 있습니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197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