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가지 8

[토박이말 살리기]1-100 메지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메지'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의 한 가지가 끝나는 단락'이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메지가 나다. 메지를 내다 메지를 짓다. 영두는 한 가지 걸리던 일이 단박에 그렇게 메지가 나자 홀가분한 기분으로 좌우를 둘러보았고...(이문구, 산너머남촌)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일이 마무리되는 한 단락'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지만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에 다 나오는 '단락'을 비슷한 뜻인 '마디'라고 해도 되겠다 싶어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메지: 일의 한 가지가 끝나거나 마무리되는 마디(단락). 이 말은 제 생각에 '하던 일을 끝내다'는 뜻이 있는 '맺다'의 '맺'에 이름씨를 만드는 뒷가지 '이'를 더한 '맺이'가 소리이음으로..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대단하다 차지다 거죽 더워지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71쪽부터 7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71쪽 둘째 줄에서 셋째 줄에 걸쳐서 “얼음이 녹은 물에 소금을 뿌리면, 그 물에 소금이 또 녹는다.”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토박이말이 아닌 말이 없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오는 ‘얼음’이라는 말의 짜임을 생각해 봅니다. ‘얼음’은 ‘얼다’라는 움직씨의 줄기 ‘얼’에 이름씨 만드는 뒷가지 ‘음’을 더해 만든 말입니다. ‘얼음’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녹다’의 이름씨꼴(명사형)은 줄기 ‘녹’에 뒷가지 ‘음’을 더하면 ‘녹음’이 된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녹음’은 ‘고체가 액체로 되는 것’을 가리키는 ‘융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떡볶이와 떡볶기

‘떡볶이’와 ‘떡볶기’를 나란히 써 놓고 보면,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인지 헷갈릴 수가 있다. ‘떡볶기’는 떡을 볶는 행위를 말하고 ‘떡 볶기’처럼 띄어 써야 한다. ‘떡볶이’는 떡을 볶아 놓은 음식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떡볶이가 맛있다.”에서는 ‘떡볶이’이고, “떡 볶기가 재미있다.”에서는 ‘떡 볶기’이다. ‘구두닦이’와 ‘구두 닦기’도 마찬가지이다. 구두 닦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구두닦이’이고, 구두를 닦는 행동을 가리켜 말할 때에는 ‘구두 닦기’이다. “구두닦이라고 해서 구두 닦기가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라고 구별해서 쓸 수 있다. 이처럼 ‘볶다’, ‘닦다’와 같은 말들은 그 명사형인 ‘볶기’, ‘닦기’ 외에 각각 음식 이름(‘-볶이’)과 직업 이름(‘-닦이’)을 나타내는 뒷가지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