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온말 3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53,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차례’와 ‘뜨레’

누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멈추지 않고 모습을 바꾼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은 그렇게 움직이며 바뀌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느라 슬기와 설미(일의 갈래가 구별되는 어름)를 다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움직이며 바뀌는 모습을 알아보려고 만들어 낸 가늠이 ‘때’와 ‘적’이니, 한자말로 이른바 ‘시각’이다. 또한 그런 가늠으로 누리가 움직이며 바뀌는 사이의 길이를 나누어, ‘참’이며 ‘나절’이며 ‘날’이며 ‘달’이며 ‘해’며 하는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한자말로 이른바 ‘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때’와 ‘적’을 냇물이 흘러가듯 쉬지 않고 흐른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온갖 일이 그런 흐름 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차례’는 이런 ‘때’와 ‘적’의 흐름에 ..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44,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옮기다’와 ‘뒤치다’

남의 글을 우리글로 바꾸어 놓는 일을 요즘 흔히 ‘옮김’이라 한다. 조선 시대에는 ‘언해’ 또는 ‘번역’이라 했다. 요즘에도 ‘번역’ 또는 ‘역’이라 적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지난날 선조들이 쓰던 바를 본뜬 것이라기보다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쓰니까 생각 없이 본뜨는 것이다. 언해든 번역이든 이것들은 모두 우리 토박이말이 아닌 들온말에 지나지 않고, ‘역’이란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쓰겠지만 우리에게는 낱말도 아닌 한갓 한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 토박이말을 쓰느라고 ‘옮김’이라 했을 터인데, 남의 말을 빌려다 쓰기보다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 쓰려는 마음이 아름답고 거룩하다. 그러나 남의 글을 우리글로 바꾸어 놓는 일을 ‘옮김’이라고 한 것은 우리의 말본으로 보아 올바르지 않다. ‘옮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