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꼬리 3

다다다다 터진 엄마 이야기

다다다다 터진 엄마 이야기 엄마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일단 물꼬가 터지자 다다다다 말이 쏟아졌어요. 엄마는 거의 숨도 쉬지 않고 말꼬리를 이어갔어요. 단어를 놓칠까 봐, 기억이 도망갈까 봐, 시간이 더없이 아름다운 이미지를 남겨놓고 다시 달려갈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요. 엄마는 내 생각을 묻고, 소리 내어 웃고, "무슨 말인지 알겠니?", "생각해 봐!", "놀라서 기절할 뻔했어!" 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 베로니크 드 뷔르의 《다시 만난 사랑》 중에서 - * 방언이 터졌다고 하지요. 삼키고 묻어두고 묵혔던 이야기가 어느 날 다다다다 터지는 날이 있습니다. 임종이 가까워졌음을 직감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기억의 편린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다시는 못 보거나, ..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그게 아니라? 그렇기는 하지만!

말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말머리를 돌리는 사람, 말허리 자르는 사람, 말꼬리 잡는 사람, 남의 말을 가로채는 사람이란다. 말[言]과 말[馬], 두 말의 소리와 뜻을 잘 쓴 언어유희인데, 소통력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그저 웃고 지나갈 일만은 아니다. 남의 말 중간에 끼어들어서 말을 가로채고 말꼬리를 잡아 이야기의 본질을 흐리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협력하기 힘들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개인의 생활에서든, 사회 속 인간관계에서든 말이다. 여기에다가 몇 가지 경우를 더해 보자. 남의 말문을 막는 사람, 남의 말에 올라타는 사람, 남이 한 말이 된다느니 안 된다느니 하는 사람 등이 있겠다. 이런 언어유희를 하는 우리도 말꼬리를 잡는 사람일까?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