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7

유목민 아이들의 기마놀이

유목민 아이들의 기마놀이 고대 유목 민족의 아이들은 말타기, 활쏘기, 씨름과 같은 놀이를 통해 기마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쌓아나갔다. 2,000년 전 중국 북방을 호령했던 흉노족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작은 동물을 사냥하는 놀이를 하며 기마술을 익혔다. 걷기도 전부터 기마 놀이를 하며 말 타는 법을 익힌 셈이다. 그 결과, 그들의 넓적다리는 기마 자세를 하기에 편하도록 변형되기도 했다. - 강인욱의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중에서 - * 유목민들 아이들에게 말타기는 생활이자 놀이입니다. 어려서부터 사냥과 기마놀이를 하면서 말타기를 익히고, 그 기마술로 세계를 제패하는 꿈을 꿈고 이루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유목 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기마놀이는 말타기가 아닙니다. 컴퓨터, 인터넷, 디지털, A..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새롭게 힘받아 뜨는 말들

다듬을 외국어 새말 후보를 훑어보던 새말모임 위원들 중 몇 사람이 고개를 갸웃했다. 디제라티(digerati)? 이게 무슨 뜻이지? 풀이를 보니 디지털(digital)과 지식인을 뜻하는 ‘리터라티’(literati)를 붙인 합성어다.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지식 계층을 뜻한다고 한다. 다시 한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평소 우리말 순화에 관심을 두고 불필요한 외국어 표현이 새로 등장하는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새말모임 위원들에게조차 낯선 단어가 아닌가. 그렇다면 일반 국민에게는 더더구나 낯설 법한 단어를 서둘러 다듬어야만 할까? 위원들은 잠시 고민을 했다. 결론은 이러했다. 이미 많이 쓰고 있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작업은 물론 시급하지만, 아직은 낯선 단어를 한 발짝 빨리 새말로 ..

‘브레드’와 호칭 문화

한국방송에서 평일 저녁에 방송하는 연속극 ‘국가대표 와이프’에서는 아주 낯선 호칭이 등장한다. 방수건설 사옥의 주차관리인 영감 방배수가 건물 청소를 하는 나여사(나선덕)와 황혼 연애를 하게 되면서 자기 이름을 ‘브레드’라고 알려주는 바람에 나여사는 그를 브레드라고 부른다. 본명을 말하면 자기가 방수건설 회장 방배수임이 들통날까 봐 그리한 것이었다. 브레드는 방배수의 ‘방’을 된소리 ‘빵’으로 바꾼 뒤 영어 단어인 ‘bread’로 돌린 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떠올라서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리라. 문제는 한국 사람이 이렇듯 외국 사람처럼 별명을 짓고 그렇게 부르는 문화가 어떠냐는 것. 그런데 이는 이미 일부 기업에서 새로운 호칭 문화로 강제되고 있다. 알려진 기업 가운데 이를 가장 먼..

자가용 대신 메타버스 타고 오는 의사 선생님

#1 백두군 군청 대회의실에 군수를 비롯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였다. 곧이어 ‘백두군 웰빙시티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최종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다. 보고서 주요 내용은 ‘백두군 웰빙시티 비전, 목표, 중장기 로드맵’이고 용역 수행 기관은 ㈜*** 테크놀러지스다. 화려한 컬러 인쇄로 80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그 색깔만큼이나 외국어 일색인 전문용어와 기술용어가 현란하게 채우고 있다. 용역 예산이 억 단위라서 그런지 ‘백두군 복지도시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잠시 후 회의실 불이 꺼지자 빔 프로젝터로 발사한 파워포인트 문서가 정면에 뜨고, 용역회사 대표가 마치 훈련된 조교처럼 빠른 말투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다. 시작하는 문장에 외국어가 벌써 3개지만 나 역시 저..

아무나 쓰고 아무도 모르는 거버넌스, 너 뭐니?

어쩌다 지방자치단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돼 ‘늘공’(늘 공무원)들과 일한 지 몇 년째다. 그사이 확실히 알게 된 하나가 ‘공무원은 문서로 일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과업은 문서와 증빙으로 시작해 문서와 증빙으로 끝나는데, 첫 문서와 마지막 문서 사이에 ‘문제 될 것’만 없으면 과업은 성공으로 종결된다. 공무원들이 작성한 보고서, 방침서, 계획서 등 각종 문서를 읽다 보면 ‘다양한, 시너지, 효율화, 극대화, 제고, 향상, 체계적’이 없다면 이들은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싶게 저 단어들을 애용한다. 주로 주민에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저 단어들이 문장 안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해 문장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어뿐만이 아니다. 문서 틀도 대부분 같고, ..

문물과 언어 – ‘모빌리티’를 보면서

몇 해 전에 유학생 유치와 교류 확대의 목적으로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녔다. 중앙아시아는 소련이 해체된 후 독립한 5개의 국가로 구성된 지역으로, 과거에 투르키스탄이라고 부르던 곳이다. 투르크(돌궐) 사람의 땅이라는 뜻이다. 이들 국가의 언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서로 간의 일상적 소통은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이 출장길에 우즈벡인 직원 한 명과 같이 다녔다. 우즈벡은 과거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로 사마르칸트의 고구려 사신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곳이다. 오랜 기간 동안 동서 교역의 중심이었던 만큼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산다. 중국에 50여 개의 소수민족이 있다고 하는데, 우즈벡은 인구 3천만 명에 150개가 넘는 민족이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언어도 다양해..

새로운 세상이란

새로운 세상이란 새로운 세상이란 장소가 아니라 행동이다. 새로운 세상은 우리가 도착하는 곳에 있지 않다. 과정 자체가 이미 새로운 세상이다. 마을이란 유토피아는 우리가 도달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려고 행동하는 순간에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다. - 양창모의《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중에서 - *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인공지능, 메타버스... 과거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우리 인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세상 변화의 방향이 이미 결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관찰하고 공부하고 행동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자칫하면 먼발치 뒤로 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