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 6

거꾸로 쓰고 있는 말들

주위에서 보면, 흔히 ‘자문’이란 말을 “전문가에게 00에 대해 자문을 구하려고 한다.”라든지, “자문해 주십시오.”, “자문을 받다.”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문을 구하다’나 ‘자문을 받다’는 모두 본디 의도를 거꾸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고쳐 쓰면, “전문가에게 00에 대해 자문을 하려고 한다.”로 해야 하고, “자문해 주십시오.”가 아니라 “자문에 답변해 주십시오.”로 표현해야 바른 말이 된다. ‘자문을 받다’라는 말도 “자문에 대답을 받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 ‘자문’이란 낱말은 남에게 의견을 묻는다는 뜻이다. 곧 ‘질문’이라는 말과 뜻과 쓰임이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사 받다’도 이처럼 자기도 모르게 거꾸로 표현하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이다...

‘되갚을 것’은 없다

요즘 들어 ‘되갚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내가 당한 만큼 그대로 되갚아 주겠어!” 남에게 못할 짓을 한 기억이 있는 사람에게는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되갚다’는 말은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남에게 입은 은혜나, 또는 남에게 당한 원한을 잊지 않고 그대로 갚는다는 뜻의 낱말은 ‘대갚음’이다. 이 ‘대갚음’이란 말을 동사로 사용할 때에는 ‘-하다’를 붙여서 ‘대갚음하다’, ‘대갚음해 주다’라고 쓰면 된다. 따라서 “내가 당한 만큼 그대로 되갚아 주겠어!”라는 말은 “내가 당한 만큼 그대로 대갚음해 주겠어!”로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대갚음하다’와 비슷한 뜻으로 ‘갚음하다’는 말도 쓰인다. ‘갚음하다’는 말은 “남에게 진 신세나 품게 된 원한 따위를 갚다.”는 뜻인데, 이렇게 신세나 ..

문 잠궈? 문 잠가!

겨울철 밥상의 주인공은 대개 된장찌개와 갓 담은 김장 김치이다. 하기야 요즘엔 비닐하우스 재배가 보편화화여 한겨울에도 온갖 나물이 생산되니, 옛날보다야 싱싱한 찬거리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우리네 밥상에서는 김치를 따를 적수는 없다. 특히, 사먹는 김치보다는 직접 담근 김장 김치 맛은 별미이다. 이때 “김장을 담궜다.”는 말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기본형이 ‘담구다’가 아닌 ‘담그다’이므로, ‘담가’, ‘담가서’, ‘담갔다’ 들처럼 부려 써야 한다. 따라서 “김장을 담궜다.”는 말은 “김장을 담갔다.”로 쓰는 것이 바르다. 마찬가지로, “문 잠궈!”, “나올 때 현관문을 꼭 잠궈라.”, “네, 단단히 잠궜어요.” 들처럼, ‘잠궈’, ‘잠궈라’, ‘잠궜다’, ‘잠궜어요’로 말하는 것도 바루어야 한다..

(얼레빗 4677호) “너무 예뻐요” 대신 “정말 예뻐요”로 쓰자

요즘 대통령후보로 출마한 사람들 사이에 품격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대통령후보에게만 한정될 얘기가 아니고 누구나 특히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일 것입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연예인이 “만나서 너무 좋아요”라고 했는데 방송 편집자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자막은 “만나서 정말 좋아요”로 바꿔놓았습니다. 연예인들이 ‘너무’를 마구 써대니 심지어는 아나운서들까지도 오염이 됐고, 인터넷에서 “너무”를 검색해보면 “뮤직뱅크 첫 1위 너무 감사드려요", "화초가 너무 이뻐요", ”“너무 좋았던 영광의 하루” 같은 예문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너무"의 풀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