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겨레 8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14 - ‘배달겨레’

《표준국어대사전》은 ‘겨레’를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민족”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을 ‘민족’ 앞에 끌어다 놓은 것은 참으로 헛된 짓이다. 같은 핏줄을 이어받지 않은 것이라면 애초에 ‘민족’이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표준국어대사전》은 알밤 같은 토박이말 ‘겨레’를 개똥 같은 한자말 ‘민족’으로 바꾸어 놓았을 뿐이다. 또 ‘민족’을 찾아보면 “일정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문화상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 집단”이라고 해 놓았다. 온통 한자말투성이어서 여느 사람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이것을 그대로 토박이말로 뒤쳐 보면, ‘한곳에 오래도록 함께 살면서 같은 말과 삶으로 이루어진 동아리’가 된다. 얼마나 쉽고 또렷한가! 국..

(얼레빗 제5034호)영어 조기교육이 아닌 판소리에 관심을 가질 때

30~48달 된 자녀를 둔 부모라면 어릴 때부터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때 언어 습득이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하여 영어유치원을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여기는 부모가 많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 시간을 빼서 영어몰입교육을 한 초등학교에 중징계가 내려졌다는 기사도 보입니다. 하지만, 영어 교육의 전문가인 상명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학과의 박거용 교수는 "어려서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을 때 영어를 가르치면 안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외국어인 영어를 가르치기 이전에 자국어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자기 정체성을 확실히 한 다음 영어를 가르쳐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부모들은 일찍 유학을 보내야만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상훈 전 수원대..

(얼레빗 제4998호) 추석이 아니라 신라 때부터 쓰던 ‘한가위’로

요즈음 뉴스 제목을 보면 “‘추석선물 도착’…이 문자 조심하세요”, “추석 풍경도 변화…‘혼추족’과 여행객들로 달라진 명절”, “추석 연휴 환자 몰리는 응급실…경증ㆍ중증 구분법은?”처럼 명절 ‘추석’에 관한 얘기가 넘쳐납니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한가위만 같아라? 기후 위기가 만들어 낸 ‘찜통’ 추석”처럼 ‘한가위’와 ‘추석’을 섞어 써놓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가위’ 경기도 ‘둥근 보름달’ 명소 6곳”처럼 ‘한가위’라는 말만 쓴 기사도 보입니다. 우리는 똑같은 명절 이름을 두고도 이렇게 혼란스럽게 써야만 할까요?"신라 유리왕 9년에 국내 6부의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두 왕녀가 그들을 이끌어 7월 기만(음력 열엿새)부터 길쌈을 해서 8월 보름까지 짜게 하였다. 그리곤 짠 베의 품질과 양을..

(얼레빗 제4765호) 오래 전승된 ‘윷놀이’,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배달겨레치고 ‘윷놀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윷놀이’는 정초(正初)부터 정월대보름까지 가족과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전승ㆍ유지됐는데 지난 11일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새 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역사문헌에서 보면 ‘윷놀이’를 가리키는 말로 ‘저포(樗蒲)’, ‘사희(柶戲)’, ‘척사(擲柶)’라는 한자말이 있는데 우리 겨레의 우주관과 천문관을 바탕으로 음(陰)과 양(陽), 천체의 28수 등 형식의 완결성을 지니고 있지요. ▲ 국가무형문화재가 된 추임새문화 윷놀이(그림 이무성 작가) 또한, 윷가락의 다양한 지역적 분포(가락윷ㆍ종지윷 등), 윷판 없이 말로만 노는 건궁윷놀이 등 윷판의 다양한 형태, 놀이방법의 변형 등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여지가 높고, 현재에도 인터넷과..

일제상품 불매한다면서 벚꽃축제에 목매다나?

천년이 넘은 일본인들의 벛꽃축제, 따라 하지 말자 “창경궁의 현판을 창경원으로 바꿔 달고 나서 2년이 지난 1911년에, 일본 놈들이 자기나라의 정신을 조선에 심는다며 창경원에 대대적으로 벚나무를 심었어요. 자그마치 1,800그루를 심은 겁니다. 그 나무들이 10년 남짓 자라니까 화사하게 꽃이 필 것 아닙니까. 그러자 일제는 그 벚꽃을 이용해서 정례적인 축제를 열어볼까 기획을 하고는, 1924년 봄에 연습 삼아서 조심스럽게 밤 벚꽃놀이 행사를 열었지요.” ▲ 1927년 4월 23일 동아일보 기사에 실린 창경원 밤범꽃 놀이 이 말은 예전 창경원 수의사였던 김정만 씨가 들려주는 “창경원 벚꽃놀이”가 시작된 내력이다. 일제는 우리의 궁궐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바꾸고 동물원을 만들었으며 벚나무를 심어 아예 조선의..

(얼레빗 4251호) 남쪽의 신라ㆍ북쪽의 발해, ‘남북국시대’

"부여 씨(백제 왕족)가 망하고 고 씨(고구려 왕족)가 망하자 김 씨(신라 왕족)는 남쪽을 차지했고, 대 씨는 그 북쪽을 차지하고서 이름을 ‘발해’라 했는데, 이것이 남북국이다. 그래서 마땅히 남북국사가 있어야 하는데도 고려가 이를 쓰지 않았으니 잘못이다. 무릇 대 씨는 어떤 사람인..

(얼레빗 4238호) ‘한민족’ 대신 우리말 ‘배달겨레’란 말을 쓰자

《표준국어대사전》은 ‘겨레’를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민족”이라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그렇게 국어사전이 ‘겨레’를 한자말 ‘민족’으로 바꾸어놓으니까 사람들이 우리말 ‘겨레’는 버리고 남의 말 ‘민족’만 쓰면서, 남녘 한국에서는 ‘한민족’이라 하고 북녘 조선에서..

(얼레빗 3896호)《발해고》, 발해역사는 분명한 배달겨레 역사

한국문화편지 3896호 (2018년 09월 03일 발행) 《발해고》, 발해역사는 분명한 배달겨레 역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96][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유득공이 쓴 발해의 역사책 《발해고(渤海考)》 필사본이 있습니다. 발해는 고구려가 멸망한 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