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 프리 3

자가용 대신 메타버스 타고 오는 의사 선생님

#1 백두군 군청 대회의실에 군수를 비롯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였다. 곧이어 ‘백두군 웰빙시티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최종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다. 보고서 주요 내용은 ‘백두군 웰빙시티 비전, 목표, 중장기 로드맵’이고 용역 수행 기관은 ㈜*** 테크놀러지스다. 화려한 컬러 인쇄로 80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그 색깔만큼이나 외국어 일색인 전문용어와 기술용어가 현란하게 채우고 있다. 용역 예산이 억 단위라서 그런지 ‘백두군 복지도시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잠시 후 회의실 불이 꺼지자 빔 프로젝터로 발사한 파워포인트 문서가 정면에 뜨고, 용역회사 대표가 마치 훈련된 조교처럼 빠른 말투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다. 시작하는 문장에 외국어가 벌써 3개지만 나 역시 저..

크루얼티 프리와 동물 학대

뼈를 드러낸 돼지 사체가 굵은 쇠갈고리에 꿰여 흔들거리며 이동하고 있다. 1차로 손질돼 가죽을 잃은 살덩어리는 이미 돼지의 형상을 잃었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생명이 완전히 끊기지 않은 채 발작하듯 고통스럽게 꿈틀대기도 한다. 몇 년 전 케이비에스(KBS)에서 방영한 돼지 가공시설 방송의 한 장면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비하는 돼지는 약 1,500만 마리,(여기서 ~이다를 붙이든지, 아니면 마침표로 끊어주든지 할 것. 뒷문장과 호응이 되지 않음)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는 닭은 10억 마리, 소 등 다른 육용 동물을 합치면 연간 1억 1천만 마리의 생명이 우리의 밥상을 위해 소비된다. 물론 불법 도축되는 개나 뱀, 곰 같은 동물은 통계에서 빠졌다. 농장의 닭과 돼지, 소는 그들의 오롯한 생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