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장갑 3

인권 감수성과 차별적 언어사용

인권 감수성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인권 감수성은 '인권'과 '감수성'의 합성어로,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인권 차별적인 요소에 대해 얼마나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증가하며 인권 침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무의식중에 인권 침해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일상생활에서 장애인 비하 용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그러하다. 인권 감수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무심코 사용하는 혐오 표현을 스스로 자각할 것이다. 실생활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차별적 용어에 대해 살펴보자.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차별적 표현 '벙어리장갑'은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벙어리'는 '말을 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진 '버우다'에 접미사 '-어리'가 결합되어서 만들어진 '버워리'..

혹시 내가 쓰는 말이 차별 언어? 반팔티 · 결정 장애 ··· 알고 나면 불편한 표현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미래의 진로부터 당장 오늘의 저녁 메뉴까지. 수많은 후보를 간추려 두 개의 선택지가 나왔을 때, 고민이 깊은 사람은 보통 이렇게 말하며 상대방에게 선택을 미룬다. “나 결정장애라, 못 고르겠어.” 계절이 바뀌며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 우리는 이 옷을 많이 구매했다며, 곧 있을 더위 생각에 눈살을 찌푸린다. “나 어제 반팔 티 샀어!” 여기서 쓰인 ‘결정장애’와 ‘반팔 티.’ 과연 옳은 표현일까? 사실 이 두 표현은 대표적인 장애 차별 표현의 예다. ‘결정장애’는 결정을 못 하는 행위를 ‘장애’로 비하해 표현하는 것으로 이는 장애를 희화화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게 불편한 감정을 일으킨다. 결정이 어려운 상황일 때는 ‘결정이 힘들다’, ‘우유부단(優柔不斷)’ 등으로..

고요의 언어, 수어를 듣다.

수어는 농인의 손 움직임을 포함한 신체적 신호를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하는 시각언어다. 2012년, 장애인단체가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상 앞에 모여서 '훈농수어(訓聾手語)'를 읽었다. '농인의 언어인 수어가 한글과 달라 서로 통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농인들의 답답함이 크고, 자신의 의견을 원활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세종인 내가 농인들을 위하여 수어를 만들어 반포한다.' 이러한 운동의 결과, 2016년 2월 3일,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한국수어도 한국어와 동등한 대한민국 법정 공용어로 인정됐다. 수어는 다른 음성 언어와 마찬가지로 자연 언어에 속하므로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등이 존재하며 현재도 국립국어원 등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