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월 4

[토박이말 살리기]1-54 덩둘하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덩둘하다'입니다. 이 말은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 비슷하게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둘 다 바탕 뜻은 '1. 매우 둔하고 어리석다'는 뜻이며 '2. 어리둥절하여 멍하다'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앞에 '(사람이)'를 넣은 것이 다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첫째 뜻으로 쓴 보기월로 "그는 꾀도 없고 눈치도 없는 덩둘한 사람이다,"를 둘째 뜻으로 쓴 보기로는 "덩둘한 표정"을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첫째 뜻으로 쓴 보기월로 "먼저도 말씀드렸지만 영수가 덩둘한 데가 있어서 그런 우스운 꾀에도 잘 넘어간답니다."를 보였고 둘째 뜻으로 쓴 보기월로 "갑자기 사람들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희준이가 덩둘하였다."를 들었습니다...

[토박이말 살리기]1-48 던적스럽다

수레에 밥을 먹이러 갔는데 다른 수레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발걸음을 돌린 게 어제까지 두 셈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지 않는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둘레에서 찍그림을 찍어 보내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내가 본 길미만큼 다른 사람은 어려움이나 아픔을 겪는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던적스럽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하는 짓이 보기에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다.'라고 풀이를 하면서 "그의 행동은 던적스러워서 괜히 꺼려진다."는 보기월을 보였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사람이나 그 말, 행동이)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제발 던적스럽게 치근거리지 마..

[토박이말 살리기]1-46 더넘이

어제는 또 하나 뜻깊은 배움이 이루어진 날입니다. 고운빛꽃배곳 충무공초등학교 노래를 만드신 가락지음이 염경아 님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랫말 짓는 수를 알려 주러 오셨습니다. 어제까지 모두 세 차례 걸쳐서 배움을 도와 주시고 아이들이 만든 노랫말 가운데 좋은 것을 뽑아 가락을 붙여 주실 것입니다. 새롭게 거둔 노래 열매를 많은 분들께 들려 드릴 날이 기다려집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더넘이'입니다. 이 말을 말집(사전)에서는 '넘겨 맡은 걱정거리'로 풀이를 하고 있고 줄여서 '더넘'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더넘이'의 보기월은 없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더넘'의 보기월로 "자식을 둔 사람은 더넘이 많다."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어떤 일을 맡고 ..

[토박이말 살리기]1-40 능

저한테 곧게 바로 이야기를 해 주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들을 때는 그리 달갑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럴 수 있는 일인데 제 생각만 한 제 탓이라는 생각에 열없었습니다. 낯설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헤아리지 못한 제 잘못이고 아이들 자리에서 생각한다고 했지만 더 낮게 맞추지 못한 제 잘못이었으니까요. 저를 믿고 무엇이든 도움을 주시는 분께 그런 말씀을 듣게 해 드려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잘못을 뉘우치고 바로잡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능'입니다. 이 말도 거의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많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 말은 말집(사전) 가운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빠듯하지 아니하게 넉넉히 잡은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