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3

(얼레빗 제4870호) 복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만든 조각보

지금이야 상자와 가방을 주로 쓰지만 예전 사람들은 보자기를 일상적으로 썼는데 그 가운데 ‘조각보’는 예술 작품의 하나로 승화될 만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방형이나 마름모형처럼 정형화된 무늬는 궁중이나 지체 높은 사대부집에서 사용한 조각보에서 주로 나타나고, 일반 집에서는 옷을 짓고 남은 자투리 옷감을 이용하다 보니 삐뚤삐뚤한 무늬로 이루어진 것이 많습니다. ▲ 복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비정형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 조각보(문화재청) 예전에는 옷감 값이 비쌌기에 옷감 조각 하나도 버리기 아까웠을 테고 여인들이 직접 옷감을 짜는 일이 많다 보니 남은 옷감을 허투루 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자투리 옷감을 그냥 버리지 않고 만들어 낸 것이 조각보였으니, 자투리를 모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옛 여인들의..

직업과 관련된 우리말

동산바치, 보자기 무슨 뜻일까? 나무 심기를 좋아했던 나는 일찍이 동산바치가 되기로 결심했다. 동산바치: 채소, 과일, 화초 따위를 심어서 가꾸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제주도 바닷가에 가면 보자기들이 갓 딴 신선한 전복을 맛볼 수 있다. 보자기: 바닷속에 들어가서 조개, 미역 따위의 해산물을 따는 일을 하는 사람 여리꾼의 화려한 말솜씨 덕분에 가게 안은 손님으로 가득 찼다. 여리꾼: 상점 앞에 서서 손님을 끌어들여 물건을 사게 하고 주인에게 삯을 받는 사람 한눈에 보자! '직업'과 관련된 우리말! 각수장이: 나무나 돌 따위에 조각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갈이장이: 갈이틀로 여러 가지 나무 기구를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갖바치: 가죽신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 글품쟁이: 글 쓰..

(얼레빗 4637호) 오백 년 역사를 가진 아름다운 조각보

“찹쌀로 밥을 짓고 미역으로 국을 끓였다 / 질그릇에 나물반찬을 담았으니 / 비록 박하지만 정성이 어려 있다 / 늙으신 어머니는 신(神)에게 절을 올려 기원하기를 / 아들의 수(壽)가 7~80살을 살게 해달라고 하였다(줄임) / 옛날 작은 몸으로 땅에 떨어졌을 때를 생각하면 / 빙설(氷雪)보다 맑고 구슬보다 밝았었다 / 잡으면 꺼질까 불면 날아갈까 하시며 / 보자기 속에 아이 키우던 그 정이 가련도 하다 / 해마다 운명(運命)과 관상(觀相)을 들먹이며 / 평탄하게 살다가 공명(功名)을 이룬다고 하였다.” ▲ 500년 된 합천 해인사 복장유물(보물 제1777호) 속의 보자기(문화재청 제공) 이는 한말의 학자이자 사상가인 해학 이기(李沂, 1848~1909)의 문집인 《해학유서(海鶴遺書)》에 나오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