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말 3

영화 <모가디슈>로 살펴본 남북한의 언어 차이

▲ 영화 공식 포스터 영화 가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바람을 일으켰다. 소말리아 내전 속에서 남북 대사관이 생존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신파적인 소재 없이 사실적이고 절제된 연출로 깊은 여운을 안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북한말이 자막으로 처리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에 감독은 “전작에서 북한 대사가 잘 안 들린다는 지적을 받았다.”라며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자막은 보통 외국어에 단다. 따라서 북한말에 자막을 다는 것은 북한말이 우리말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 북한이 우리와 엄연히 다른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북한어에 자막을 달게 되었을까? 자막이 필요할 정도로 외국어처럼 느껴지는 북한어는..

섬뜩하다, 선뜩하다, 선뜻하다

입춘이 훌쩍 지나고 봄비가 얼음을 녹이는 우수를 며칠 앞두었지만 날씨는 여전히 춥다. 날씨가 추운 것만큼이나 오싹하고 살벌한 사건 사고들도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소름이 끼칠 만큼 무섭고 끔찍한 것을 ‘섬찍하다’, ‘섬찟하다’ 들처럼 말하곤 하지만, 이 말들은 표준말로 인정받지 못했다. 대신 같은 뜻으로 통용되는 ‘섬뜩하다’가 오랫동안 표준말이었다. 그런데 요즘 국립국어원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섬찍하다’는 북한말로, ‘섬찟하다’는 표준말로 각각 올라 있다. ‘섬찟하다’와 ‘섬뜩하다’는 복수 표준어라는 이야기다. ‘섬찟하다’, ‘섬뜩하다’ 들과 비슷한 말로, ‘선뜩하다’란 말도 있다. 추운 날에 밖에 있다가 집에 들어와 방안에 있는 사람의 속살에 손을 대면, 갑자기 찬 느낌을 받아 놀라게 된..

030 - 땀벌창

구슬땀은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이고, 곁땀은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마른땀이라고도 하는 식은땀은 몹시 긴장하거나 놀랐을 때 흐르는 땀이다. 몸이 쇠약해 덥지 않아도 병적으로 나는 땀도 식은땀이라고 한다. 진땀이나 비지땀은 몹시 힘들 때 흐르는 끈끈한 땀인데, 북한에서는 호되게 고통을 겪을 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팥죽땀이라고 한다. 땀발은 땀이 흐르는 줄기, 땀벌창은 땀을 많이 흘려서 후줄근하게 된 상태를 뜻한다. 한방에서 쓰는 말로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증상을 다한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땀이 언제 나느냐에 따라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으로 나뉜다. 자한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고, 도한은 잘 때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이다. 자고 있을 때 도둑처럼 찾아온다고 해서 도한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