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16

지상파 드라마의 한글 자막, 어떻게 볼 것인가?

지상파 드라마에 한글 자막이 도입되며 67년 관행이 바뀌었다. 1956년, 한국에서 최초의 드라마 제작을 시작하고 난 뒤 한글 자막이 나온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상파 드라마의 한글 자막 도입 그동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아닌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한글 자막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방송공사(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는 청각장애인에게만 따로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런데 에스비에스가 ‘악귀’, ‘법쩐’ 등의 드라마를 재방송할 때 한글 자막을 사용하면서부터 본방송에서도 한글 자막을 도입했다. 처음 본방송에서 한글 자막을 사용한 것은 문화방송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이다. ‘수사반장 1958’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

드라마 속 언어 표현, 과연 적절한가?

현재 한국 드라마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매우 높다. (2019)을 비롯해 (2021), (2022), (2022) 등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체 제작 콘텐츠들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콘텐츠에서 드러나는 표현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2022년에 등급분류 심의를 받은 콘텐츠 8,365편 중 21%인 1,768편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특히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올해 큰 인기를 끈 의 관람등급에 대해 “성적 표현 및 비속어로 인해 파트 1과 같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내 부적절한..

광고 속 한국어 오용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광고를 접한다. 광고를 볼 때 사람들은 어디에서 가장 강한 자극을 받을까? 단순한 사진? 짧은 문구? 때로는 사진보다도 잘 만들어진 문구가 더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한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가 그 예시이다. ​ 광고 언어는 광고에서 사용하는 짧은 문구를 의미한다. 흔히 ‘카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광고주는 특이한 문구로 소비자의 제품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그 결과 광고에서 잘못된 한국어 사용이 늘어났다. 잘못된 광고 언어는 한국어를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바르닭‘ 광고(출처: ‘바르닭‘ 누리집) ▶‘국개대표’ 광고(출처: ‘국개대표‘ 누리집) 닭가슴살 판매 기업 ‘바르닭’에서는 ‘급하게 찐 살, 급하..

언어를 쉽게, 올바르게, 재미있게. 한글문화연대

인간은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는 크고 작은 집단과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다. 인간은 한 사회가 공유하는 공동의 언어를 학습하고 이해함으로써, 사회의 구성원으로 녹아들어 기능한다. 어느 날 말과 글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낯선 곳에 혼자 떨어진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읽을 수도, 알아들을 수도, 쓸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인간으로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공유하는 언어인 한국어, ‘국어’는 이러한 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어가 있기에 우리는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타인과 소통, 협력하며 사회의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600여 년 전 세종대왕이 중국어가 아닌 우리말과 잘 맞아떨어지는 글자를 고심하여 한글을 만들어내고..

[알기 쉬운 우리 새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디지털 태생'

“모태 디지털 세대.” 이 용어가 올라오자 새말 모임 위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일었다. 모태라면 흔히 ‘모솔’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모태 솔로’의 그 모태겠지? 새말 모임 위원들도 모태라는 말을 듣자마자 ‘모솔’이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그래서 웃음이 퍼진 것이다. 하지만 ‘모태 디지털’이라는 표현을 제안한 위원은 진지하게 덧붙였다. “모태 ○○라는 표현은 비속어가 아닙니다. ‘모태 신앙’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어나기 전부터 습득하고 있다, 그만큼 익숙하다’는 뜻이지요.” 눈치를 챘겠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용어를 대체할 다듬은 말을 찾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미 디지털 기술 문화가 보편화한 사회에서 태어나 자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기술문화를 터득하고 이용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

주둥이와 아가리

사람의 입을 낮추어 말할 때 ‘주둥이’나 ‘아가리’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의 입을 빗대어 “주둥이를 내밀었다.”, “아가리를 벌렸다.”고 하면 상스러운 말(비속어)이 된다. 어느 방송사의 주말 연속극에서 “내 돈 받고도 떠들어대면 그 주둥이를 썰어버릴 것”이라는 대사가 방송되었다. 공공 방송에서 그와 같은 비속어를 쓰면 어찌 하는가 지적하니, 주둥이가 국어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다고 항변한다. 물론 ‘주둥이’와 ‘아가리’는 각각 고유한 뜻을 가지고 있는 표준어이기도 하다. 그 뜻을 살펴보면, ‘주둥이’는 일부 짐승이나 물고기 따위의 뾰족하게 나온 코나 입 주위의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또, 그릇이나 병의 좁고 길쭉하게 나온 부분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강아지 주둥이’, ‘빈병 주둥이’라고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