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9

이해하기 어려운 표지판

표지판은 특정 사실을 알리기 위해 문자나 그림으로 표시를 해놓은 판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눈에 띄는 붉은 배경 위에 굵은 글씨로 적힌 ‘주의’ 표지판, 화장실 입구 앞에 붙어있는 남자와 여자 그림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대표적인 표지판이다. 이와 같은 예시에서처럼, 표지판의 일차 목표는 사람들에게 주의사항을 미리 알려 일어날 수 있는 문제와 곤란한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표지판에는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색, 그림, 그리고 모형이 주로 사용되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짧은 문구가 적힌다. 그러나 표지판에 외국어를 남용하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표지판의 기능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또한 어려운 한자어의 사용은 한자 교육을 받지 않은 젊은 세대가 표지판을 ..

‘아웃바운드’ 대신 ‘국외여행’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많은 사람의 관심이 최근 여행과 관광에 몰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여행 관련 기사를 검색해본 사람이라면 ‘SIT’라는 용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SIT’가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알 수 없어서 그 뜻을 찾아보았더니 ‘Special Interest Tourism'을 줄여 부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즉 관심 분야에 적합한 여행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고유한 체험 활동을 하는 특수한 목적을 지닌 관광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특수 목적 관광’이다. ‘SIT’라는 용어를 앞세우고 그 뒤에 ‘특수 목적 관광’이라는 표현을 덧붙인 기사문도 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SIT’ 대신 ‘특수 목적 관광’이라고 쓸 수는 없는 것일까? 2005년에 제정된 국어기본법에서는 공문서 쉽게 쓰기 ..

왜 몸과 마음이 아플까?

왜 몸과 마음이 아플까?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왜 몸과 마음이 아플까?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로부터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기회를 빼앗았을 뿐 아니라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단절시켜 버렸다. 내 경우만 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조정될 때마다 모임 약속이 생겼다가 취소되기를 반복했고, 그러다 보니 2년이 넘도록 얼굴을 보지 못한 친구도 늘어났다. - 정수근의《팬데믹 브레인》중에서 - * 코로나는 실로 많은 사람들을 아프고 병들게 했습니다. 몸이 아픈지 마음이 아픈지 가늠조차 할 수 없고, 통계나 수치로도 잡히지 않습니다. 삶도 멍들었습니다. 사람 사이를 철저히 갈라놓는 '고립'이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못만났던 사람들을 부지런히 만나는 것입니다. ..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는 언제인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벌써 1년 반이 넘었다. 처음에는 한두 달 이러다 말겠지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감염병의 고통은 역사책이나 다큐멘터리에서나 접하는 이야기였는데, 어느덧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이 됐다. 백신이 나왔다지만 아직 접종률도 충분하지 않고, 변이에 대한 효과도 미심쩍다. 어서 코로나19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데 바람만큼 쉽지 않을 것 같아 울적해지기도 한다. 코로나19(이후 코로나로 줄임) 유행이 길어지면서 ‘포스트 코로나’라는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접두사 ‘포스트(post)’는 무엇인가의 ‘후에’, ‘뒤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애프터(after)와 뜻이 같다. 그러니까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이후’라는 뜻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백과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깐부’, ‘어쩔티비’... 2021년 유행어를 돌아보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이 지나갔다. 코로나19는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로운 유행어와 신조어는 계속하여 생겨났다. 한국어 파괴라고 할 만큼 심각한 줄임말과 유치한 신조어도 만들어졌고, 코로나 시국과 관련된 새로운 용어들도 나타났다. 1. ‘위드 코로나’, ‘백신 패스’ 코로나 백신은 2021년 가장 뜨거운 화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초, 우리나라 국민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릴 것이란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외국어인 만큼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작된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위드코로나’ 이후 ‘부스터샷’과 ‘서킷 브레이커’ 발동이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시행했다. 이 방안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등 기존의 확진자 억제 규제에서 방역 대책의 방향을 중증, 사망 발생 억제로 전환하는 정책으로 현재는 ‘위드 코로나’로 더욱 많이 불리고 있다. 이는 영어권에서 유래한 단어인 것처럼 보이지만 위드 코로나는 사실 영어권에서 쓰지 않는 단어이다. 심지어 영국 일간지 더타임즈의 기사에서는 위드 코로나를 콩글리쉬라고 소개했다. 11월 17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과 ‘추가접종’과 같은 우리말 용어를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특히 ‘위드 코로나’는 ‘방역 수준을 빠르게 늦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고..

(얼레빗 4437호) 조선시대 돌잔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 전까지는 대형뷔페나 호텔 연회장에서는 돌잔치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돌잔치는 어김없이 돌상이 차려지고 아이가 맨 처음 잡는 물건에 부모들은 물론이고, 잔치에 참석한 사람 모두의 눈이 쏠려 있음은 말할 것도 없었지요. 보통 돌잡이라고 하는 것으로 먹, 책, 실, 종이, 활, 돈 등을 놓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의 돌찬치는 어땠을까요? 조선시대 화원 김홍도의 그림 가운데는 “돌잔치”라는 것이 있지요. 그 그림은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이 그림에는 선명하지 않지만 조선시대에도 돌잡이를 했습니다. 대신 조선시대에는 사내아이냐 계집아이냐에 따라 돌상에 올려지는 물건이 조금 차이가 납니다. 먼저 책ㆍ붓ㆍ벼루ㆍ먹ㆍ흰실타래ㆍ대추 등은 함께 오르지만, 활과 장도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