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 3

뒷산 자드락에 밭을 일구며

우리 민족은 산을 무척 사랑한다. 그래서 산과 관련된 우리말 또한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산에 관하여 흔히 알고 있는 낱말들이, ‘산기슭, 산마루, 산비탈, 산모퉁이, 산모롱이, 산등성이, 산자락’ 같은 말들이다. 이 가운데 ‘산기슭’이나 ‘산비탈’, ‘산등성이’는 대부분 어느 부분인지 잘 알고 있지만, ‘산모퉁이’와 ‘산모롱이’, ‘산마루’, ‘산자락’들은 정확하게 어느 곳을 말하는지 헷갈려 하는 이들이 많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산의 아랫부분을 ‘산기슭’이라 하는데, 이 산기슭의 쑥 내민 귀퉁이를 두고 바로 ‘산모퉁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산모퉁이를 휘어져 돌아가는 부분은 ‘산모롱이’로 부른다. 보통 산기슭은 나지막하게 펼쳐져 있는데, 이 산기슭의 비스듬히 기울어진 땅을 ‘자드락’이라고 한다...

산돌림과 재넘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산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말에는 산등성이, 산마루, 산모롱이, 산모퉁이, 산봉우리, 산비탈, 산자락, 산줄기 같은, 산에 관한 토박이말들이 무척 많다. 이처럼 산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말 가운데 산돌림과 재넘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산의 일부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아니라, 각각 비와 바람의 이름이다. 산돌림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한 줄기씩 내리는 소나기’를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다. 본디는 산기슭으로 돌아가며 잠깐씩 내리는 소나기를 산돌림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 비가 산 아래 마을로 옮겨가며 여기저기 흩뿌리게 되니까, 비록 산기슭이 아니더라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내리는 소나기를 뭉뚱그려 산돌림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다. 재넘이는 ‘밤중에 산꼭대기에서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