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4

혼자 걷는 사람들

혼자 걷는 사람들 나는 혼자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 끌린다. 내게도 그런 성향이 있어서일 것이다. 친구들하고도 잘 걷지만 그럴 때는 수다 모임 정도로 느껴진다. 내가 혼자 걷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개인적인 문제든 다른 문제든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의 본질, 그 중심에 걷기가 있다. - 플로렌스 윌리엄스의《자연이 마음을 살린다》 중에서 - * 산티아고 순례길도 혼자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혼자 걷노라면 홀로 걷는 사람을 만납니다. 서로 마음을 열어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드러내고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쓴 뿌리를 뽑아냅니다. 치유된 그 자리에 새로운 상상과 희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다시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습니다.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덴마크에서 온 두 청년

덴마크에서 온 두 청년 덴마크에서 온 두 청년도 기억에 남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 걸은 후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때쯤에는 무역풍이 불기 시작해 바람을 이용하여 큰 바다를 건널 수 있다고 했다. 바이킹의 기질이 핏줄에 흐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 김인식의《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중에서 - *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보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각각의 이유로 세계 도처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덴마크에서 온 청년도 만나고, 호주에서 온 아흔 넘은 할아버지도 만납니다.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저마다 남다른 꿈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체로 건강한 꿈이고, 그 도전 정신과 열정에 우연히 함께 걷게 된 사람도 대서양을, 큰 바다를 건너는 꿈을 꿉니다.

천천히 걷다 보면

천천히 걷다 보면 사막을 걷다 보면 종종 생텍쥐페리가 그려졌다. 사구 위에 앉아 어린 왕자처럼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을 그가. 비행기가 사막 한복판에 추락했을 때도 가슴은 꿈으로 가득 찼다는 그가. 자신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절망하는 일이라고 했던 그가. 내가 빠져들었던 사하라 사막의 마법, 그 중심에는 그렇게 생텍쥐페리가 있었다. - 주형원의《사하라를 걷다》중에서 - * 사막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제가 사는 충주의 비내길, 엊그제 다녀온 강릉의 바닷가를 걷다 보면 불현듯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게 됩니다. 아프고 춥고 배고프고 외로웠던 유년의 나. 행여라도 친구들에게 들킬까 숨죽여 울던 아이. 가물해진 절망의 기억이지만 천천히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덧 마음이 씻겨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