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4

우리말 날짜 헤아리기

우리는 흔히 ‘금요일’을 ‘금요일날’로 말하거나 ‘8일’을 ‘8일날’로, ‘30일’을 ‘30일날’로 말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저 ‘금요일’이나 ‘30일’이라 하면 되는 것을 왜 ‘금요일날’, ‘30일날’로 말하는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이는 우리의 전통적인 날짜 가리킴말에서 옮아 온 것이다. 비록 한자말 ‘일일, 이일, 삼일, …’에 밀려나긴 했지만, 우리 선조들은 ‘초하루, 초이틀, 초사흘, …’이라 말했다. 이를 달리, ‘초하룻날, 초이튿날, 초사흗날, …’이라 말하기도 했는데, 바로 이 때문에 ‘일일, 이일, 삼일’이라 말할 때에도 ‘일일날, 이일날, 삼일날’로 잘못 말하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날짜를 상대적으로 가리킬 때에는 ‘오늘, 내일, 모레, 글피, 그글피, 어제, 그제, 긋그제..

[토박이말 살리기]온겨울달(섣달, 12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지난달은 겨울로 들어서는 달이라고 ‘들겨울달’이라고 했었는데 이달은 온이 겨울로 가득찬 달이니 ‘온겨울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해 가운데 밤이 가장 긴 ‘동지’를 ‘온겨울’이라고 하는데 ‘온겨울’, ‘동지’가 든 달이라 그렇게 부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온겨울달, 섣달, 12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을 알려드립니다. 달이 바뀌고 이레 만에 드는 철마디(절기)는 눈이 엄청 크게 많이 내린다는 ‘한눈’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이 있는 지리산에 올해 들어 첫눈이 내렸다는 기별을 들은 지가 거의 보름이 되어 갑니다. 길눈이 내리기도 하는 곳에서는 지겨울 만큼 자주 오지만 우리 고장에서 잣눈은커녕 자국눈 구경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몇 해 앞에 밤새 도둑눈이 내려 아침..

까치 까치 설날은

아직까지 우리는 날짜를 상대적으로 가리킬 때에는 ‘오늘, 내일, 모레, 글피, 그글피, 어제, 그제/그저께, 그끄제/그끄저께, …’와 같이 순우리말을 지켜서 쓰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절대적 가리킴말에서는 순우리말들이 차츰 힘을 잃어 가고 한자말들이 거의 굳어져 가고 있다. 지난날에는 ‘초하룻날, 초이튿날, 열하룻날, 열이튿날’처럼 말했었지만, 요즘엔 흔히 ‘일일, 이일, 십일일, 십이일’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일’(1일)부터 ‘이십구일’(29일)까지는 순우리말로 ‘초하루, 초이틀, …, 열하루, 열이틀, …, 스무하루, 스무이틀, …, 스무아흐레’처럼 세고, ‘삼십일’(30일)은 ‘그믐날’이라 말한다. 또, 달을 셀 때에는 음력으로 한 해의 열한 번째 달을 ‘동짓달’이라 하고, 마지막 달을 ..

12월 23일 - 동지 풍습 셋, 시어머니에게 동지헌말을 드리는 마음

“나는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왈칵 치밀었다. 생전에 고운 옷 한 벌 입지 않으시던 어머님, 설날 아침이 되면 겨우 하얀 외씨버선을 신고 절을 받으시며 세뱃돈을 나누어 주시던 어머님께 꽃버선을 사드리고 싶어서였다.” 서상옥의 수필 <꽃버선과 할머니의 눈물> 가운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