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8

송년 모임에 관한 말

송년 모임을 예전에는 ‘망년회’라고 말해 왔는데 일본에서 쓰는 한자말이다. ‘망년’이란 말은 일본의 세시 풍속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진 뒤로는 흔히 ‘송년회’라고 고쳐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망년회’라고 하여, 섣달그믐 무렵에 친지들끼리 모여 먹고 마시는 풍속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므로, ‘송구영신’에서 따온 ‘송년’이란 말을 쓰는 것이 알맞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송년 모임에서 여럿이 술자리에 둘러앉아 술을 마실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다 같이 잔을 높이 들어 부닥뜨리는 행위이다. 이럴 때 함께 외치는 구호로 가장 자주 사용되는 말이 “건배!”이다. “건배”는 마를 건(乾) 자와 잔 배(杯) 자로 이루..

(얼레빗 4533호) 설날 새벽에 사서 벽에 걸어두는 복조리

우리네 민속품 가운데는 쌀을 이는 도구로서 조릿대를 가늘게 쪼개서 엮어 만든 ‘조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해의 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에서 설날 새벽에 사서 벽에 걸어두는 것을 우리는 특별히 ‘복조리’라 합니다. 복조리는 있던 것을 쓰지 않고 복조리 장수에게 산 것을 걸었는데 일찍 살수록 길하다고 여겼지요. 따라서 섣달그믐 자정이 지나면 복조리 장수들이 “복조리 사려.”를 외치며 골목을 돌아다니고, 주부들은 다투어 복조리를 사는 진풍경을 이루었습니다. ▲ 예전엔 복조리 파는 소리가 성안에 가득했다. 그런가 하면 정월 초하룻날 새벽에 복조리 장수가 집집마다 다니며 복조리 1개씩을 집안에 던지고 갔다가 설날 낮에 복조리 값을 받으러 오는 지방도 있습니다. 그런데 복조리를 살 때는 복을 사는 것이라 ..

(얼레빗 4359호) 청화백자에 담아 선물했던 ‘감동젓무’

우리의 위대한 반찬 김치는 그 종류가 자그마치 500여 가지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 겨레는 김치와 함께 살아온 거죠. 그런데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으로 뽑히고, 미국과 유럽 일대, 중국, 일본에서도 김치의 인기가 커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김치는 형태별로 통김치, 숙김치(삶은 무와 절인 배추에 굴, 배, 고춧가루, 새우젓, 대파 등을 넣어 담그는 김치), 깍두기, 소박이, 물김치, 보김치(한 보시기 분의 김치를 덩어리지게 담아 백항아리에 익히는 것) 따위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무로 만드는 깍두기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1940년 홍선표가 펴낸 《조선요리학》을 보면 200년 전 정조임금 사위인 홍현주(洪顯周)의 부인(숙선공주)이 임금에게 처음으로 깍두기를 담가 올려 칭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얼레빗 4255호) 오늘은 대한, 호박죽 먹고 생강차 마시기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넷째로 ‘큰 추위’라는 뜻의 대한(大寒)입니다. 하지만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꼭 소한보다 더 춥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크게 힘쓸 일도 없고 나무나 한두 짐씩 하는 것 말고는 대부분 놀고먹기에 삼시 세..

(얼레빗 4005호) 섣달그믐, 빚 갚고 온 집안에 불 밝히고

한국문화편지 4005호 (2019년 02월 01일 발행) 섣달그믐, 빚 갚고 온 집안에 불 밝히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0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흘 뒤면 섣달그믐으로 조선시대 궁궐에서는 그믐 전날, 어린이 수십 명을 모아서 붉은 옷과 두건을 씌워 궁중에 들여보내면 그믐날 새벽에 관상감..

(얼레빗 3981호) 오늘은 양력 섣달그믐, ‘눈썹세는날’

한국문화편지 3981호 (2018년 12월 31일 발행) 오늘은 양력 섣달그믐, ‘눈썹세는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81][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양력으로 섣달 그믐날로 섣달그믐을 달리 이르는 말로는 세말(歲末), 세모(歲暮), 세진(歲盡), 세흘(歲訖), 설밑, 연말(年末), 연모(年暮), 연종(..

12월 22일 - 동지 풍습 둘, 해가 부활하는 날

동지는 명절이라 기운이 일어난다 시절식으로 팥죽을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달력 펴내니 내년 절후(節侯) 어떠한고 해 짧아 덧없고 밤 길어 지루하다 - 농가월령가 - 이는 11월 초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예부터 동짓날이 되면 백성은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