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4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46,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옳은말’과 ‘그른말’

‘옳은말’과 ‘그른말’은 국어사전에 오르지 못했다. 낱말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참말’과 ‘거짓말’이 국어사전에 오른 낱말인 것처럼, ‘옳은말’과 ‘그른말’도 국어사전에 올라야 마땅한 낱말이다. 우리 겨레가 이들 두 낱말을 두루 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옳은말’과 ‘그른말’은 서로 맞서, ‘옳은말’은 ‘그른말’이 아니고 ‘그른말’은 ‘옳은말’이 아니다. ‘옳은말’과 ‘그른말’이 가려지는 잣대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있어야 하는 것(이치, 당위)’이다. 있어야 하는 것과 맞으면 ‘옳은말’이고, 있어야 하는 것과 어긋나면 ‘그른말’이다. ‘있어야 하는 것’이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돌아가는 세상살이에 길을 밝혀 주는 잣대다. ▲ 세상엔 '옳은말' '그른말'이 뒤섞이지만 마침내 '옳은말'이 홀..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저 짜증 잘 내요.그런데 오래가지 않아요.저 화 잘 나요. 그런데 화내지 않아요.저 욕먹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괜찮아요.기분도 몸도 안 좋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받아들여요.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좋은 일 나쁜 일 둘 다 좋아요. 긍정의태도는 놓지 않아요. 좋은 일도나쁜 일도 없다는 걸잘 알아요.- 용수 스님의 《마음》 중에서 -* 세상살이엔좋은 일도 많고 나쁜 일도 많습니다.아닙니다. 좋은 일도 없고 나쁜 일도 없습니다.그러므로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습니다.나쁜 일도 좋은 일의 시작일 수가 있고,좋은 일은 더 좋은 일의 디딤돌일 수있기 때문입니다. 초긍정의 삶이달인의 경지입니다.

한국어 교육, 그리고 우리 - 한국어 책에서 보는 한국의 삶

세상의 모든 것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 한국어 교실에서 가르치는 말도 세상과 삶의 변화에 따른다.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의사소통에 있는 것인 만큼, 외국어 책에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들이 우선적으로 선정된다. 그러다 보면 ‘책’이 그 말을 쓰는 이들의 세상살이를 그대로 비추게 된다. 한 예로, 오래전 한국어 책에 나오던 ‘다방’이 ‘커피숍’으로 바뀌더니, 요즘에는 다시 ‘카페’로 바뀌어 있다. 젊은이들이 다방이라고 말하지 않게 된 어느 순간과 마찬가지로,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은 커피숍이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빨리빨리 문화’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는 변화가 크고 역동적인 사회라고 자타가 공인한다. 그러한 변화가 한국어 책에는 어떻게 그려져 있을까? 사강: 이 구내 서점에서 공책도 살 수 있..

‘흐리다’와 ‘하리다’

날씨는 맑거나 맑지 않다. 날씨가 맑지 않은 것은 “날씨가 흐리다.”처럼 ‘흐리다’는 말을 써서 나타낸다. 또, 조금 맑지 않은 듯하면 ‘흐릿하다’고 한다. 사람의 정신도 대자연의 날씨처럼 맑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의 정신이 맑지 않은 것은 ‘흐리다’의 작은말인 ‘하리다’를 써서 나타낸다. 곧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분명하지 않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 ‘하리다’이다. 기억력이 조금 맑지 않은 듯하면 역시 ‘하릿하다’고 말한다. 자연의 날씨에는 큰말인 ‘흐리다’를, 사람의 정신에는 작은말인 ‘하리다’를 쓴다. 이 ‘흐리다’를 바탕으로 해서 ‘흐리멍덩하다’는 말이 생겨났다. 흔히 “흐리멍텅한 녀석”이라든가, “일을 흐리멍텅하게 처리했다.”와 같이 ‘흐리멍텅하다’라고들 말하고 있지만, ‘흐리멍텅하다’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