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3

작가의 공책

작가의 공책 공책을 바꿨다. 소설가로서 내가 누리는 거의 유일한 사치는 다음 작품에 어울리는 색과 꼴을 갖춘 공책을 갖는 것이다. 몽상과 답사와 인터뷰와 조사한 자료와 읽은 논저와 쌓은 경험으로 공책을 채워야 한다. 장편의 첫 문장을 언제 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더 대담하게 더 섬세하게 더 느리게 더 더 더 머뭇거려야 한다. 공책은 주저흔이다. 한 뼘이라도 자기 문장으로 나아가는 자가 소설가다. - 김탁환의《섬진강 일기》중에서 - * 학생도 공책을 보면 그의 학업 태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공책이 빼곡한 학생일수록 성적이 좋습니다. 작가의 공책도 비슷합니다. 방대한 독서량, 순간순간 머뭇거린 생각의 흔적, 지나치기 쉬운 경험의 파편들이 공책에 빼곡히 쌓였다가 시(詩)로 소설로 탈바꿈해 태어납니다. 공..

독서를 사랑했던 그 남자

독서를 사랑했던 그 남자 나만큼이나 독서를 사랑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독서가이자 소설가이자 시인이면서 도서관에서 일을 했고, 노년에 눈이 멀었지만 글을 읽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끝까지 독서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낙원이 있다면 아마 도서관 형태일 것이라고 말하곤 했고, 세계를 단 한 권의 책에 담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작가 호르헤 보르헤스이다. - 김혜령의《불안이라는 위안》중에서 - * 독서와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 당신 주변에 그런 사람 혹시 있습니까? 있다면 다행입니다. 독서라는 지상 낙원에서 서로 벗하며 거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다행을 넘어 크나큰 행운입니다. 그런 친구는 그냥 얻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독서를 좋아해야..

(얼레빗 4047호) 심훈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쓴 글

한국문화편지 4047호 (2019년 04월 02일 발행) 심훈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쓴 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47][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19년은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맞는 해입니다. 이때를 맞아 온 나라에서는 이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특히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