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미록 4

(얼레빗 제4936호) 선비의사들, 《향약집성방》 등 많은 의서 펴내

“또 오늘은 어머님께서 학질을 앓으실 날이어서 학질 떼는 방법 세 가지를 미리 했다. 하나는 주문을 외우면서 복숭아씨를 먹는 것이요, 하나는 헌 신 바닥을 불에 태워서 가루로 물에 섞어 마시는 것이요, 하나는 제비똥을 가루로 만들어 술에 담가서 코 밑에 대고 냄새를 맡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 옛날부터 쓰던 방법으로서 효과가 가장 좋다고 해서 하는 것이요, 어렵지도 않은 것이다.” ▲ 옛사람들은 학질이 걸리면 주문을 외우면서 복숭아 씨앗을 먹기도 했다. (그림 이무성 작가) 위는 오희문이 임진왜란 기간 9년 3개월 동안 쓴 일기 《쇄미록(䨏尾錄)》에 소개된 학질 떼는 방법입니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때에는 가장 흔한 병이 학질, 이질, 감기라 했고, 지금으로 보면 그리 큰 병도 아닌 것에 백성들은 ..

(얼레빗 4586호) 배냇저고리를 짓는 엄마의 따뜻한 손길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입는 옷이 배냇저고리입니다. 오희문이 쓴 임진왜란 때 9년 3개월에 걸친 피란일기 《쇄미록(尾錄)》에 “오늘이 곧 새로 난 아기의 삼일이다. 몸을 씻기고 비로소 새 옷을 입히고 이름을 창업이라고 지었으니…"라는 대목이 있는데 여기서 새 옷이 바로 배냇저고리를 뜻합니다. 태어난 지 이레 만에 입힌다고 하여 ‘일안저고리’, ‘이레안저고리’, ‘이란저고리’라고도 하였고, ‘배안의 옷’, ‘첫돈방’이라고도 했으며, 제주도는 특이하게 삼베로 지어 ‘봇뒤창옷’이라고 했지요. ▲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배냇저고리 배냇저고리는 품을 넉넉히 하고 길이를 길게 해 배 아래까지 덮었으며, 소매도 길게 해서 손을 완전히 감쌌습니다. 깃과 섶을 달지 않고, 아기의 수명이 실처럼 길게 이어지라는 뜻에서..

(얼레빗 4194호) 옛 사람들 처마에 소나무 볕가리개를 했다

“신해일에 관청에서나 여염집에서 소나무 차양 만드는 것을 금지하였다. 매년 더운 여름에 궁궐도감이 왕의 침전에 소나무로 차양을 만들면 그들에게 은병(銀甁, 화폐) 두 개를 내려주는 전례가 있었다. 그런데 이때 왕이 ‘관청과 여염집의 소나무 차양을 금지하는데 나만 해서야 되겠..

4월 26일 - 보릿고개는 넘기 힘든 고개지요

지금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이 보통입니다. 의사들은 하루 세 끼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자만, 어떤 사람을 살을 빼려고 밥을 굶기도 합니다. 삼국시대는 왕실에서만 하루 세 끼를 먹었고, 그밖에는 보통 두 끼를 먹었습니다. 또 《고려도경(高麗圖經)》의 기록을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