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3

평화의 기도

평화의 기도 6.25 전쟁 이후, TV 뉴스에 등장하는 남북 관계를 보면 철렁할 때가 많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는 마음이 편안하지만, 험악해질 때는 걱정이 앞선다. 혹시라도 전쟁이 터진다면... 결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나는 나의 사랑하는 손주들을 비롯한 후손들이 결코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전쟁의 상처는 우리 세대에서 끝나야만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늘 대한민국이 평화롭기를 기도한다. - 한준식의《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중에서 - * 혹시라도 전쟁이 터진다면... 꿈에서도 상상조차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혹상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비극 중의 비극, 지옥 이상의 지옥이 전쟁입니다. 당대 사람도 비참해지지만 후..

이화(梨花), 내 마음의 고향

이화(梨花), 내 마음의 고향 만주 봉천에서 태어나 8.15 해방을 맞아 평안북도 남시에서 잠시 살다가 38선을 넘어 이남에 와서는 6.25와 1.4 후퇴를 겪으면서 이리저리 피난 생활을 하고 나서 서울에 정착해 살고 있는 나에게 '고향'이라 부를 수 있는 특별한 지역은 없다. 그러나 1953년 휴전되고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았던 서울 정동에 자리 잡은 이화여자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나의 기본적인 성품과 신앙심의 기초가 다져졌다고 믿기 때문에 나는 이화를 나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이혜성의《내 삶의 네 기둥》중에서 - * 파란만장한 이 나라의 근현대 역사, 그 모진 굴곡 속에 정처 없이 살아온 수많은 실향민들에게 고향은 없습니다. 시리고 아픈 기억뿐, 정두고 마음 둘 곳도 없습니다. 그..

(얼레빗 4631호) 북녘땅의 상여소리 들어보셨나요?

남북이 갈린 지 어언 70여 년. 분단 뒤 남녘으로 온 실향민들은 그들의 고향에 노래를 두고 왔습니다. 그렇게 두고 온 노래들이 어슴푸레 잊혀가고 있는데 유지숙 명창은 지난 2016년부터 어렵게 어렵게 그 노래들을 찾아 사람들에게 “북녘땅에 두고 온 노래”를 선물하고 있지요. 지난 2019년 12월 11일 그 세 번째 무대에서의 특별한 발견은 북녘의 상여소리입니다. ▲ '상여소리'를 부르는 유지숙 명창과 제자들 (사진 우종덕 제공) 이제 남녘에서조차 상여소리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것들만 겨우 보존될 뿐 상여 행렬이 없는 거리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는 노랫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더더욱 들을 수 없는 북녘의 상여소리를 찾아 헤맨 유지숙 명창은 남녘의 메나리조와 육자배기조 상여소리와는 음악적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