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새 3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 문명과 문화, 같은 듯 다른 쓰임새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문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시작은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시장 진출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뒤이어 영화 ‘기생충’, ‘미나리’가 아카데미상을 휩쓸더니,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한국 음식 문화 역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라면, 초코파이, 떡볶이 등을 맛있게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이미 낯설지 않다. 다양한 한국 문화와 더불어 한국인의 의식주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이다. ‘문화’란 어떤 사회 집단이 오랜 시간 동안 형성하여 서로 공유하는 가치관과 행동 양식을 가리킨다.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그렇다면 문화와 비슷한..

즐겁고도 기쁜 날

우리는 흔히 “즐겁고도 기쁜 주말”, “사랑은 즐겁고도 기쁜 것” 들처럼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들으면 분명히 ‘즐겁다’와 ‘기쁘다’는 다른 낱말이다. 그런데 사전에서 찾아보면, ‘즐겁다’는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로 나와 있고, ‘기쁘다’는 “욕구가 충족되어 마음이 흐뭇하고 흡족하다.”로 풀이되어 있다(). 도무지 이 풀이들만 가지고는 두 낱말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두 낱말의 쓰임새는 일상생활에서 뚜렷하게 구별되고 있다. 가령, “직장인들에게 10월은 휴일이 많아 즐거운 달이다.”를 “직장인들에게 10월은 휴일이 많아 기쁜 달이다.”라고 하면 매우 어색해진다. 반면에, “아이가 뜻밖의 선물에 언뜻 기쁜 표정을 지었다.”를 “아이가 뜻밖의 선물에 언뜻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