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간장 3

(얼레빗 제4746호) 황진이,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두었다네

誰斷崑山玉 그 누가 곤륜산의 옥을 잘라서 裁成織女梳 직녀의 얼레빗을 만들어주었던고 牽牛離別後 견우님 떠나신 뒤에 오지를 않아 愁擲壁空虛 수심이 깊어 푸른 하늘에 걸어 놓았네 ▲ 황진이는 임을 그리다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두었다.(그림 이무성 작가) 황진이가 지은 영반월(詠半月, 반달을 노래함)이란 한시입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황진이는 하늘에 걸린 반달을 보고 직녀가 견우를 기다리다 지쳐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놓았다고 합니다. 얼마나 기다림이 사무치던지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 견우에게 손짓합니다. 그런가 하면 황진이, 신사임당과 더불어 조선 3대 여류 시인으로 꼽히는 강정일당(姜靜一堂)도 가을을 노래합니다.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萬木迎秋氣) / 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蟬聲亂夕陽) / 제철이..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 – 황진이, 「영반월」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 – 황진이, 「영반월」 그 누가 곤륜산의 옥을 잘라서 誰斷崑山玉 직녀의 얼레빗을 만들어 주었던고 裁成織女梳 견우님 떠나신 뒤에 오지를 않아 牽牛離別後 수심이 깊어 푸른 하늘에 걸어 놓았네 愁擲壁空虛 황진이가 지은 「영반월(詠半月, 반달을 노래함)」이라는 한시입니다. 하늘에 걸린 반달을 보고 직녀가 견우를 기다리다 지쳐 얼레빗을 하늘에 걸어놓았다고 하네요. 황진이, 신사임당과 더불어 조선 3대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강정일당(姜靜一堂)도 가을을 노래합니다.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萬木迎秋氣 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蟬聲亂夕陽 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沈吟感物性 쓸쓸한 숲속을 혼자 헤맸네 林下獨彷徨 이 한시는 강정일당의 「청추선(聽秋蟬, 가을 매미 소리)」입니다. 황진이는 임을 ..

몸에 관한 토박이말

사람 몸의 각 기관을 가리키는 우리말은 400여 개가 넘는다. 머리, 얼굴, 손, 발, 팔, 다리, 허리 들처럼 바깥 부분의 구조는 주로 토박이말(=순 우리말)로 불리고 있고, 심장, 간, 폐, 위, 창자 들처럼 몸 안의 구조는 대부분 한자말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몸 안의 구조도 예전에는 거의 토박이말로 불리었다. 다만, 몸 바깥 부분과는 달리, 몸 안의 부분에 대한 이름은 주로 의학 용어로 기록되고 사용되어 온 까닭에 한자말로 차츰 바뀌어 온 것이다. 그럼에도 나날살이에서는 아직 몸 안의 부분에 대한 순 우리말들이 많이 남아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숨 쉬는 기관인 폐에 대해서도 우리말인 ‘허파’, 또는 ‘부아’가 아직 널리 쓰인다. 분한 마음이 울컥 솟아나는 것을 “부아가 치민다.”라고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