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모화 3

고양이의 입술에 봄 졸음이 떠돌아라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 변상벽의 , 비단, 3.9cm×43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후기 현감을 지낸 화원으로 화재 변상벽(卞相璧)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영모(翎毛, 새와 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 동물, 인물초상을 잘 그렸다. 1850년 무렵에 나온 편저자를 모르는 《진휘속고(震彙續攷)》라는 책에 따르면 “화재는 고양이를 잘 그려서 별명이 ‘변고양이’였다. 초상화 솜씨가 대단해서 당대의 국수(國手)라고 일컬었다. 그가 그린 초상화는 백(百)을 넘..

변상벽의 <묘작도>, 70세 노인에게 기쁜 소식을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죽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이장희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입니다. 따사로운 봄기운이 고양이의 눈과 입과 수염에 내려앉은 모습을 잘 그려냈습니다. 그런데 여기, 조금 다르지만 봄과 고양이를 그린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의 그림이 있습니다. 라는 이 그림에서 참새를 쫓아 나무 위에 올라간 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 아래에 있는 동무를 내려봅니다. 고양이의 털을 일일이 잔 붓질로 꼼꼼하게 묘사한 영모화翎毛畵지요. 는 봄기운이 물씬 나는 그림이지만 사실은 그림을 선물한 사람의 축원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