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상 저온과 여름철 폭염으로 농부들의 한숨이 잦았던 한 해였지만, 깊어 가는 가을 속 오곡백과는 그간의 고생을 씻어 주듯 알알이 여물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수확의 계절 가을에는 ‘과실이나 곡식 따위가 알이 들어 딴딴하게 잘 익다’를 뜻하는 ‘여물다’와 ‘영글다’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영글다’와 ‘여물다’는 옛말 ‘염글다’와 ‘여믈다’에 어원을 두고 있어, 어원적으로도 근거가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널리 쓰여 모두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다. 한때 ‘영글다’가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했던 탓에 간혹 ‘영글다’를 ‘여물다’의 잘못된 표현으로 알고 있는 이도 있지만, ‘여물다’와 ‘영글다’는 복수 표준어다. 그래서 곡식이나 과실이 잘 익었다는 뜻으로 사용할 때는 둘 중 어느 것을 써도 상관없다. ‘알차게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