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사전 3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13, 원래 ‘외래어표기법’은 없다

전번 이야기에서 ‘외래어표기법’을 없애고 대신에 언어별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외래어라는 것은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이 된 어휘를 말합니다. 어디서 들어왔건 우리말이 된 이상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여 사전에 올려 쓰면 그만입니다. 사투리도 많이 쓰게 되면 표준어가 되어 사전에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대박(daebak)’ 등 26개의 한국 낱말이 ‘옥스퍼드 사전’에 올랐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외래어표기법’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조는 일본어 그런데 왜 ‘외래어표기법’이 생겼을까요? 그것은 일본의 통치를 받던 1933년, 에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우리보다 개방이 40년 정도 빨라 서양 문물이 물밀듯이 들..

서울시 홍보 표어, 또 영어야?

‘I SEOUL U’. ‘너와 나의 서울’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영어 문장은 2015년부터 서울시 표어로 쓰였다. 지난 1월, 서울시는 ‘I SEOUL U’를 대체할 새로운 표어를 시민들의 투표로 정하기로 하고 4개의 후보를 공개했다. 그런데 4개 후보 모두 또 영어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표어 공모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이 더 많았다.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을 대표하는 표어를 정하는데 굳이 ‘영어’를 써야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출처 - 서울시 공식 인스타그램 ‘브랜드 슬로건’의 일종인 지역 표어는 지역의 특징을 나타내는 간결한 문구로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 경쟁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쓰인다. 서울시는 2002년 ‘HI Seoul’을 시작으로 ‘Hi Seoul SOU..

리터러시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쓴 영화 의 한 줄 평이다. 그리고 ‘명징’과 ‘직조’라는 단어를 두고 인터넷이 난리가 났다. 크게 두 입장으로 나뉘었다. 굳이 이렇게 어렵고 현학적인 단어를 써야 하느냐는 비판과, 이 정도 단어도 모른다니 충격이라는 반응이 서로 부딪혔다. 내 느낌은 후자에 가까웠다. 특히 두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놀랐다. 어느덧 나도 ‘꼰대’가 된 것이다. 어느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이동진 평론가는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말은 한 가지밖에 없다.”라는 말까지 인용하면서, 명징과 직조라는 단어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쉬운 말을 써야 한다는 쪽과 정확한 말을 써야 한다는 쪽 사이 인식의 틈을 메..